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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탑건2' 전투기도 실렸다…반년만에 한반도 온 美핵항모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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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에펠탑(324m)을 눕힌 것보다 긴 선체, 축구장 3개 크기 갑판…’

28일 오전 부산 작전기지에 모습을 드러낸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CVN 68)의 위용은 명성 그대로였다. 길이 333m, 폭 77m, 높이 63m, 배수량 9만7000t 같은 제원을 떠올리기 전 이미 그 존재감은 주변에 정박한 이지스 구축함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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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68) 갑판에서 취재진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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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층계를 거쳐야 오를 수 있는 갑판에는 함재기가 빼곡하게 늘어서 있었다. 자리를 잡고 갑판을 한눈에 담아보려 했지만, 너무 넓어 쉽지 않았다. 미군 관계자는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R 대잠 헬기 등 총 70여 대가 실렸다”며 “탑승한 승조원 5000여 명”이라고 말했다.

F/A-18 슈퍼호넷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탑건 2'에서 톰 크루즈가 몰던 전투기였다.

니미츠함은 전날(27일) 한국 해군과 제주 남쪽 공해에서 훈련을 실시한 뒤 이날 부산에 들어왔다. 이번 주말까지 머물며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신청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항모 내부 견학도 진행한다”며 “미 전략자산을 일반에 공개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니미츠함 입항 이유로 양국 우호 증진을 꼽았지만, 실제로는 대북 경고 의미가 더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 항모가 마지막으로 입항한 건 지난해 9월이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한창이던 당시 로널드 레이건함은 5년 만에 입항하면서 대북 경고의 수위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한반도를 떠났다가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로 무력시위를 이어가자 다시 돌아와 동해에서 한·미·일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미 항모의 입항은 6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이처럼 짧은 간격을 두고 미 항모가 한반도를 찾은 건 전례를 찾기 어렵다.한·미가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최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에 반발하며 각종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니미츠함이 남해에서 훈련을 실시한 전날(27일)엔 탄도미사일을 쐈고 이날은 전술핵탄두와 '수중 핵 드론' 개발 동향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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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스위니 11항모강습단장(소장)이 28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68) 갑판에서 열린 한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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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외에도 이지스 구축함 웨인 E.메이어(DDG 108) 및 디케이터(DDG 73)도 이번에 들어왔다. 이들은 제11 항모강습단을 구성해 항모의 공격력을 극대화한다. 구축함의 호위를 받은 항모에서 슈퍼호넷 등 전투기가 떠 적 기지를 타격하는 방식이다. 해상과 방공 전력이 취약한 북한 입장에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어뢰 ‘해일’ 개발을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미 제11 항모강습단을 이끄는 크리스토퍼 스위니(소장) 강습단장은 북한에 미국 전략자산 전개가 효과적이냐는 질문에 “그 질문의 답은 북한에 달려 있다”며 “북한의 다양한 무기체계에 우리도 다양한 수단으로 대응할 수 있고, 어떤 영역에서도 공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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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 해군은 한·미·일 3국 훈련 계획도 공개했다. 해당 훈련은 다음주 초 부산 기지를 출항해 공해상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해상에서 이 같은 한·미·일 공조는 북·중·러에 대응하는 의미도 있다. 러시아는 1주일 전 전략 폭격기 2대를 동해에 보낸 데 이어 이날 동해에서 중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미 항모 움직임을 견제하는 의미로 보인다. 스위니 단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서태평양의 동맹과 관련해 상호 운용이 가능한 체계를 이뤘으면 한다”며 중국을 겨냥해 “강압과 괴롭힘을 저지르지 말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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