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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젤렌스키 "시진핑 초청·대화 준비 돼…바흐무트, 정치적 중요"(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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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수미 전선→키이우行 열차서 AP통신 인터뷰
"벨라루스 전술핵, 習 방러 안 좋았단 반증"
"큰 대국 맞서 작은 승리·발걸음으로 이길 것"
뉴시스

[수미=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수미주 방문을 마치고 키이우로 돌아가는 열차 안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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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 전선 방문 후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진행한 AP통신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기서 그를 볼 준비가 돼 있다. 그와 대화하고 싶다"면서 "나는 본격적인 전쟁(러시아 침공) 전 그와 접촉했지만 올해 내내, 1년 넘게 (접촉하지) 않았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을 위해 시 주석이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우크라이나의 이른바 '평화 공식'을 그대로 지지하지 않더라도 중국이 관심을 갖는 것 만으로도 일단 의미 있는 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을 "크고 영향력 있는 국가"로 묘사하면서 "특히 이런 국가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록 종전을 빨라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 전후로 본격적인 '중재'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전 1주년이던 지난 2월24일 12개항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 제하의 평화협상안을 제안했다.

이어 지난 20일엔 사흘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고 21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3연임과 1인 독재 체제를 확립한 뒤 첫 해외 방문이었다.

러시아를 설득할 수 있는 사실상 거의 유일한 국가로 기대됐던 만큼 중·러 회담 결과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그러나 '평화 회담 촉구, 유엔 헌장 준수, 국제법 존중' 등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을 뿐 우크라이나의 핵심 요구 사항인 '러시아군 완전 철군' 등의 내용은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오히려 '반미 연대' 결속을 공고히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또 미국 등 서방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군사 지원을 약속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아무런 발표가 없었다. 현재까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정황은 없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핵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 안 되며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해 온 시 주석으로선 당혹스러울 만한 상황이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모든 핵보유국은 해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자제하고 배치된 핵무기를 철수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AP통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전술핵 배치 발표는 중국에서 무기 지원을 받지 못한 것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게 무슨 뜻이겠는가. 그것은 그 방문이 러시아에 좋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뉴시스

[수미=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수미주 방문을 마치고 키이우로 돌아가는 열차 안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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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공화당 일각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던 것과 관련해 AP통신에 "미국이 우릴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은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 군사 지원을 계속 제공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공화당 차기 유력 주자 중 하나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것은 미국의 중요한 국가 안보 우선 순위가 아니다"고 발언한 뒤 비판이 일자 철회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최근 7개월여 동안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꼭 지켜내야 하는 정치적 함의를 역설했다. '전술적 패배'보다는 '정치적 패배'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는 "(바흐무트가 함락된다면) 푸틴 대통령은 서방과 그의 사회, 중국, 이란에 선전할 것"이라며 "만약 그가 (우리가 약하다는) 피의 냄새를 맡는다면 그는 계속 밀고 밀고 밀어부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바흐무트를 뺴앗길 경우) 국제 사회와 국내 모두에서 빠르게 압박이 들어올 것이고, 우리 사회는 매우 지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 사회는 나에게 그들과 타협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쟁은 승리의 조각이기 때문에 우리는 작은 승리, 작은 단계도 잃을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 지에 대해선 감히 예측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매우 큰 국가, 큰 적, 큰 군대에 맞서 작은 승리와 작은 발걸음을 통해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전쟁은 "우리를 변화시켰다"면서 "우리 사회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쟁은) 국가 분열로도, 아니면 통합으로도 갈 수 있었다. 이 결정적인 순간에 (통합의) 길을 찾게 해 준 모든 파트너들과 우리 국민, 모두, 또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이 길을 찾은 것이 우리 국가를 구했고 우리 영토를 구했다. 우리는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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