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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강제징용 피해자들, 박진 외교부 장관 면담 요청 거부···“만날 뜻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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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진 외교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눈을 감고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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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제3자 변제안’을 설득하기 위해 일제 강제징용(동원) 피해자들에게 만남을 요청했지만 양금덕 할머니를 비롯한 일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거부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돕는 시민단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시민모임)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외교부 측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대리인에게 ‘박 장관이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 생존 피해자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연락했다”며 “양금덕 할머니는 ‘외교부 장관 보지 않겠다’고 분명히 하셨고, 김성주 할머니도 아드님을 통해 ‘외교부 장관을 보는 것은 의미 없다’고 하셔 그 뜻을 외교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에 따르면 외교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대리인에게도 “오는 4월1일 박 장관과 서민정 아시아태평양국장, 심규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이 광주를 방문하는 길에 판결금 지급 절차와 관련하여 상의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며 연락했다. 그러나 소송 대리인 측도 만남을 거절했다.

시민모임은 “생존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책임에 면죄부를 주고,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책임을 한국이 뒤집어쓰겠다는 제3자 변제 방안을 받아들일 뜻이 없다는 것을 이미 밝혔다”며 “이런 뜻을 담은 내용증명을 재단에 발송해 향후 법적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외교부를 만나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일본 교과서 사태를 보라. 피해자들이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박 장관이 지방까지 내려와 피해자를 만나러 다닐만큼 지금 그렇게 한가한 때가 아니다”며 “더 이상 피해자들을 괴롭히지 말고, 그럴 시간과 정열이 있으면 지금 일본을 향해 쏟을 것을 권한다”고 했다.

시민모임은 다만 “박진 외교부장관이 일본제철 생존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를 만나기로 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민모임은 일본제철 소송에 관여하는 단체가 아니어서 만남의 배경 등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다음달 1일 이 할아버지를 만나 제3자 변제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 할아버지는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터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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