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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6개로 쪼개지는 알리바바, 중국 빅테크 ‘돌파구’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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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알리바바 그룹 마윈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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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 퍼런 중국 당국의 규제에 움츠리고 있던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가 분사라는 회심의 카드를 던졌다. 6개 기업으로 분할해 개별 상장까지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가 IT 기업 규제를 완화한 신호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하루 만에 10% 넘게 올랐다. 중국 IT 기업들의 유사한 분사도 잇따를 전망이다.

장용(張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8일 전 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 형태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1개의 지주회사와 6개 주요 비즈니스 그룹, 소규모 N개 기업으로 나뉘고 주요 6개 그룹은 이사회를 구성해 별도 경영에 들어간다. ‘1+6+N’ 체제다. 총괄 전략 관리는 장용 CEO가 맡는다. 1999년 창사 이래 24년만의 최대 규모 조직 개편이다.

6개 그룹은 ▶타오바오·티몰(전자상거래) ▶클라우드인텔리전트(AI,클라우드) ▶현지생활(本地生活·배달 플랫폼) ▶차이냐오(菜鳥·스마트 물류) ▶글로벌디지털커머스그룹(國際數字商業集團·B2B)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알리픽쳐스 등)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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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번 발표는 특히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주가 중국 내에 모습을 드러낸 지 하루 만에 나왔다. 2020년 10월 중국의 금융당국을 비판하는 연설 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그룹 지배력을 상실했던 마윈이 최근 중국 내에서 목격되면서 알리바바와 중국 당국 간에 모종의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알리바바가 공개 발표 전 이런 구조 조정 계획을 중국 규제기관에 제시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일차적으로 내부적인 기업 경쟁력 하락에 따른 돌파구다. 중국 전체 전자상거래의 2/3 이상을 차지해 온 타오바오와 티몰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맞물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 이상 감소했다. 알리바바클라우드의 경우 매년 세 자릿수 성장에서 3%대까지 급락했다. 한때 9000억 달러까지 치솟았던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200억 달러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광범위한 분야를 개별 기업으로 나누면서 각 기업의 가치 평가도 높일 수 있게 됐다. 나아가 개별 상장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장용 CEO는 “개별 기업이 준비됐을 때 독자적인 기업공개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분사한 기업들은 홍콩 등 증시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런 평가에 힘입어 29일 오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최대 16%까지 치솟았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14.26% 급등한 98.4달러로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가 시장 가치를 300억 달러 이상 끌어올렸다”며 “알리바바가 역사상 가장 큰 개편으로 빅테크를 불신하는 정부와 당국의 규제 단속으로 충격받은 투자자 모두를 달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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