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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벼랑 끝에 선 대중국 무역, 이대로 보고만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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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이 위기를 맞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241억달러를 기록했다. 벌써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연간 적자액(478억달러)의 절반을 넘었다. 무역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면서 전체 교역액 대비 적자 비중도 8.4%로 2차 석유파동을 겪었던 1978년(8.2%) 수준을 넘어섰다. 무역적자 급증의 원인은 수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수출 부진이 해소되지 않으면 올해도 연간 적자액이 4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이 위기에 빠진 핵심 요인은 중국이다. 대중국 무역은 2018년만 해도 한 해 흑자액이 556억달러에 달했으며 이후에도 2021년까지 매년 20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흑자액이 12억달러로 격감했고 올 들어서는 1~2월에만 50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우리의 최대 흑자국이었지만 이제는 최대 적자국으로 바뀌었다. 기업에 비유하면 최대 이익이 나던 거래처가 최대 손실이 나는 거래처로 바뀐 것과 같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는 대중국 수출이 급감한 것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봉쇄 조치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제로(0) 코로나 정책을 버리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선언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온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0일 사이 대중국 수출 감소율은 36.2%로 더 커졌고 무역적자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를 낸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거둔 총 흑자액은 7117억달러로 연평균 237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올 들어 대중국 무역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그 근본 원인을 코로나19로 돌릴 것이 아니라 중국의 산업고도화에 따른 한국의 기술 우위 상실에서 찾아야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중국 관계가 악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이 지난 10일 주요 40개국에 대해 단체여행 금지를 풀어주면서 한국을 제외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중국 무역을 되살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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