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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4 (수)

    [단독] 공정위, 한화·대우조선 기업결합 심사 결과 발표 6월 이후로 미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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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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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올 하반기쯤 발표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다음달 중 심사 결과를 발표하는데, 공정위의 승인 지연이 한화-대우조선 합병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 결과 발표 지연이 조선업 구조조정의 최대 고비인 대우조선 처리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모양새다. 공정위는 한화 그룹의 방위사업체와 군함 등을 건조하는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이 방위산업 내부의 경쟁제한 요인이 될 수 있을 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법조계 및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 발표를 오는 6월 이후에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시점을 못박아서 확답 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 정도 규모의 ‘빅딜’은 원래 심사가 몇 달 이상 소요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9월 대우조선 인수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12월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인수안이 승인되며 인수를 위한 본계약이 체결됐다. 이에 따라 한화는 2009년 인수를 포기한 지 15년 만에 비로소 대우조선을 품게 됐다.

    한화는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작년 12월 19일 우리나라를 포함한 8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했다. 올해 2월 튀르키예, 영국이 승인했으며 이달 15일 일본, 20일 베트남, 21일 중국, 22일 싱가포르 경쟁당국도 심사 통과를 발표했다. 이제 EU와 우리 공정위의 심사만 남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 EU의 심사 결과가 오는 4월 18일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공정위의 결정이 최종 관문으로 남게 됐다. 당초 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면 한국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공정위 심사는 길어지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의 함정 건조 사업이 결합하면 수직계열화에 따른 시장 과점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는데, 공정위도 이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쟁사나 수요자들의 의견을 조회해보고 경쟁법 이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테스트하는 한편, 방위사업청과 의견을 조율하는 등의 절차를 모두 거치고 있다”며 “외국에는 굴지의 조선사가 있지 않으니 한화의 방산업과 군함 생산업이 결합하면 경쟁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살펴볼 필요가 없지만, 우리나라에선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 더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우조선 인수에 실패했던 현대중공업그룹이 한화의 과점 가능성을 문제 삼으며 잡음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을 지주회사(한국조선해양)와 100% 자회사(현대중공업)로 분할하고 한국조선해양을 통해 대우조선 지분 55.7%를 인수했다. 그러나 2022년 1월 EU 집행위원회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독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았고, 결국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빠르면 4월 중 대우조선 인수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한화그룹의 구상도 틀어지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으로 조선업 재편의 최대 변수인 대우조선 주인 찾아주기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관리 체제 하에서 일어난 대우조선의 저가 수주 경쟁이 한국 조선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었다는 측면에서, 한화의 인수 작업이 조속히 마무리되는 것이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정부 차원의 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시작된 기업결합이 공정위의 심사 지연으로 늦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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