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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4 (수)

    美, 바이낸스·코인베이스 정조준에 가상자산 암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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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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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규제 당국이 거래량 규모 1, 2위 가상자산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연달아 소송을 제기하면서 가상자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가상화폐 등의 가격 및 유동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가상자산 불경기인 일명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 더욱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은 최근 대형 가상자산거래소를 향해 연달아 기소하고 있다. CFTC는 지난 27일(현지시각) 바이낸스 및 자오창펑 바이낸스 대표를 포함한 주요 임원들을 불법 영업 혐의 등으로 제소했다.

    CFTC에 따르면 자오창펑 대표를 포함한 바이낸스 임원진들은 미국 내 바이낸스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호객 행위를 하는 등 준수해야 할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보유한 자산이 많은 일명 VIP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당국의 계좌 추적 등의 정보도 이들에게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최근 SEC 역시 코인베이스가 제공 중인 스테이킹 서비스를 향해 증권 성격을 지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스테이킹 서비스란 은행의 예·적금 상품과 비슷한데, 일정 기간 가상화폐를 예치하면 이에 대한 보상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각) SEC로부터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받았다고 공표했다. 웰스 노티스는 SEC가 불법 금융 거래 등 혐의가 있는 개인 및 법인에 보내는 사전 통보로도 알려져 있다. SEC는 코인베이스가 제공 중인 일부 스테이킹 서비스가 증권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피력해왔다.

    조선비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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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FTC와 SEC가 연달아 가상자산거래소를 향해 칼을 겨누자 업계에서는 당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SEC가 코인 거래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지닌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나 CFTC는 그렇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CFTC는 SEC보다 가상자산업계에 대해 우호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의의가 있다”며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두 규제 당국이 거래소를 향해 칼을 겨눈 만큼, 뭔가 큰 사건이 터질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형 코인의 가격도 다시 주춤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올해 들어 가격이 70% 가까이 뛰며 3만달러선 가까이 올라섰으나 이번 사태로 다시 가격이 꺾인 상태다. 특히 지난 22일 비트코인 가격은 2만8755달러까지 올랐으나, 29일 2만2689달러로 일주일 만에 약 5% 가까이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 대형 코인 거래소에 대한 혐의가 실제 처벌로 이어질 경우, 코인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 통계에 따르면 거대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가 파산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가상자산 전체 거래량은 1조2154억달러(약 1597조5338억원)로 한 달 만에 27%가량 줄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건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단기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가상자산거래소의 불법 및 일탈 행위가 계속 불거진다면 루나-테라, FTX 사태 등 대형 악재가 터졌을 때 가상자산거래소 역시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바이낸스는 전체 비트코인 유동성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거래소다”라며 “이러한 거래소가 CFTC로부터 제재를 받게 되면 코인 시장은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래소에 대한 신뢰가 계속 깎이게 되면 결국 소비자들은 코인 시장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루나 사태와 같이 대형 악재가 터지면 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SEC와 CFTC의 제소는 가상자산업계가 점차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탄과 같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시장 유동성이 줄고 코인 가격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이정수 기자(ess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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