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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8 (일)

    [뉴스톡톡]꺼지지 않는 '행동주의' 불씨…KT&G의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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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칼 아이칸'·'FCP' 사태 재현되지 말아야

    뉴스1

    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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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KT&G(033780)와 '1%의 반란'을 예고했던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안다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와의 표 대결 싸움은 KT&G의 완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KT&G는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되자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깁니다.

    주총 전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7.1%)과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사실상 이사회를 지지하며 KT&G에 힘을 실었습니다.

    변수는 소액주주였습니다. KT&G는 소액 주주 비중이 60%에 달합니다. 행동주의 펀드는 이를 공략해 고배당 등으로 표심 얻기에 나섰으나, 결국 소액 주주들은 KT&G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가 또다시 KT&G를 뒤흔들 잠재된 불안 요인까지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이 숙제로 남았습니다.

    FCP 역시 주총 직후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KT&G가 행동주의 펀드에 공격받으면서 2007년의 악몽을 떠올리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2006년 '기업 사냥꾼'으로 악명이 높은 칼 아이칸 연합이 KT&G의 경영권을 흔드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칼 아이칸은 KT&G의 지분 6.59% 보유 사실을 공개한 후 한국 인삼공사 상장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을 요구했습니다.

    뉴스1

    28일 오전 대전시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KT&G 제3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백복인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3.28/뉴스1 ⓒ News1 한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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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여겨볼 점은 16년 전 칼 아이칸 연합과 이번 주총에 주주제안을 요청한 FCP, 안다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의 행동이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 지분만 확보하고, 자기사람 1~2명을 이사회에 진출시키는 것을 전략으로 삼습니다.

    주요 자산이나 사업을 매각하도록 해 주가를 상승시켜 차익을 취득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로인해 업계는 언제든 제2의 칼 아이칸 사태가 재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결국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를 위한 기업 경영,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등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KT&G 경영진도 더 나은 성과로 주주들에게 보답을 해야할 것입니다. 소액주주는 이사회 측의 의안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하며 KT&G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더욱 탄탄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이슈는 자연스럽게 수그러들고 행동주의 펀드에 공격도 재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민영화의 성장통을 겪어온 KT&G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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