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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군사시설·울릉도 배편 상세히 묘사…대동여지도 日서 한국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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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지리학자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 각종 지리 정보를 손 글씨로 써넣어 세부적인 내용을 기록한 지도가 새로 발견돼 국내로 환수됐다. 기존에 알려진 대동여지도와 다른 구성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사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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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공개됐다.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1864년 제작된 목판본에 가필, 색칠하고 '동여도'에 기술돼 있는 지리정보를 필사(筆寫)해 추가한 것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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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설명회를 열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소장자가 판매 의사를 밝히면서 그 존재가 확인돼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협업해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대동여지도는 조선 시대의 지리학자 김정호가 1861년 처음 제작하고 1864년 재간한 가로 20㎝, 세로 30㎝ 크기의 책자가 여러 개 있는 형태의 22첩 병풍식 전국 지도첩이다. 당시 초판과 재판의 간행 부수는 확실하지 않으나 현재 30여 점이 넘는 판본이 국내외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1864년 제작된 목판본에서 내용을 추가하고 색칠해 ‘동여도’의 지리 정보를 더한 것으로, ‘대동여지도’와 ‘동여도’가 한 지도에 담긴 것이 특징이다. 동여도는 손으로 그리거나 써서 만든 필사본 지도로 조선시대의 교통로, 군사 시설 등의 지리 정보와 1만8000여개에 달하는 지명이 실려 있다. 한반도의 윤곽, 도로망 등이 대동여지도와 비슷해 학계에서는 김정호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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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를 펼친 모습. /문화재청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세부 지명이나 지도 관련 정보 등을 담지 못했던 기존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보완해 상세한 지리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크다. 백두산 일대를 묘사한 제2첩에는 1712년 조선과 청나라 사이 국경선을 표시하기 위해 세운 백두산정계비와 군사시설 사이의 거리가 적혀 있다. 또 울릉도 일대를 묘사한 제14첩에는 울릉도로 가는 배의 출발지 등의 정보가 필사로 적혀 있다.

구성 방식도 기존 대동여지도와는 다르다. 동여도와 같은 형식으로 목록과 지도 등 23첩으로 구성됐는데, 대동여지도는 목록 없이 22첩으로 구성된다. 대동여지도 판본에서는 2면에 걸쳐 인쇄된 강원 삼척 지방과 울릉도 일대가 이번 지도에서는 1면으로 축소돼 배치된 점 역시 동여도의 배치 형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1864년에 발간된 ‘대동여지도’ 갑자본과 ‘동여도’가 희소한 만큼 이번에 환수한 지도의 문화·학술적 가치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과 재단은 “이번 환수·공개가 조선시대 과학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현지 협력망 확대를 통해 국외 중요 한국문화유산의 발굴과 환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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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환수된 대동여지도. 총 23첩으로 가로, 세로 각각 20㎝, 30㎝ 크기를 갖고 있다.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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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기자(alwaysa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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