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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물타기하다 지분 7% 갖게 된 디딤이앤에프 주주, 직업 ‘모험가’로 표기... 회사 측 “관련 없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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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디딤이앤에프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분 7%를 넘게 보유하고 있는 일반 주주가 본인의 직업을 모험가라고 표기하고 대량보유 상황을 신고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딤이앤에프는 마포갈매기, 백제원, 연안식당 등 유명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1일 개인투자자 김상훈 씨는 본인의 직업을 모험가(투자)라고 표기한 공시를 냈다. 해당 공시에서 김 씨는 본인의 소속 회사를 접속, 부서를 foolish라고 적었으며 이메일 주소는 ******tact1818@gmail.com이라고 표시했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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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제147조 제1항에 따르면 주식총수의 5% 이상 대량 보유자는 5일 내 보유 상황, 목적 등을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 김 씨는 최근 잇따른 매수로 지분율이 5%를 넘었기 때문에 공시 의무화 대상이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시 직업란에 모험가라고 표현한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공시 직업란에 투자자라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경영인, 미등기 임원, 대표이사 등의 명칭을 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15년 이상 증권업에서 일하면서 직업이 모험가라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면서 “괴짜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디딤이앤에프 측은 김 씨가 이러한 공시를 낸 것에 대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딤이앤에프 관계자는 “김상훈 씨는 회사랑은 전혀 관계없는 인물로, 연락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지분이 5%를 넘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라도 공시가 된 것”이라며 “어떤 목적으로 투자했는지는 알지 못하고 왜 이렇게 직업과 부서를 적어냈는지도 회사는 모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김 씨가 이른바 ‘물타기’를 하다가 공시 의무화 대상이 된 것에 분노를 표현했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공시를 보면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사들였는데 당시 김 씨의 평균 취득 단가는 1695원이었다. 이후 지난 20일까지 23차례에 걸쳐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장내 매수했는데, 취득 단가는 계속 낮아졌다. 지난 20일 2만주를 취득했을 때 평균 단가는 691원으로 지난해 6월보다 절반 이상 낮다. 특히 지난 14일과 15일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을 때도 김 씨는 각각 24만6414주, 55만5778주씩 사들였다.

현재 김 씨가 보유하고 있는 디딤이앤에프 물량은 357만1818주로,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7.19%에 달한다. 이는 현재 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인 웨스트포인트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14.6%)의 절반에 달하는 수량이다.

김 씨의 공시가 올라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디딤이앤에프 주주들은 ‘모험가’라는 단어를 따서 그를 ‘모험가좌’라고 부르며 ‘그의 손끝에 디딤의 운명이 걸려있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투자자는 “모험가좌가 정말 화난 거 같다. tack1818, foolish는 레전드”라고 말하기도 했다.

디딤이앤에프는 2017년 한화ACPC스팩과 합병하면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최근 디딤이앤에프는 최대주주 지분이 반대매매로 나오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지난 약 2년간 최대주주는 두 번 바뀌었다. 지난 2021년 3월 이범택에서 정담유통으로 바뀌었으며, 이달 17일에는 정담유통에서 미국계 회사인 웨스트포인트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됐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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