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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박원순 묘, 전태일 묻힌 마석 모란공원 이장…정의당 “민주주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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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민주화·노동운동가들이 안장돼 있는 마석 모란공원으로 이장될 예정이다. 정의당은 “민주주의 훼손”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조선비즈

2020년 7월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가운데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사를 하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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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생가인 경남 창녕에 있는 박 전 시장의 묘소는 다음달 1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으로 이장된다. 박 전 시장은 2020년 극단적 선택을 했고, 창녕에 묻혔다. 박 전 시장은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무덤은 부모의 무덤 아래 쪽에 조그맣게 조성됐다.

그런데 2021년 9월 한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 묘소를 삽으로 파헤쳐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묘소 이장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박 전 시장 묘소를 모란공원으로 이장하는 게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다. 모란공원에는 박종철·전태일 열사, 조영래 변호사,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안장돼 있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정의당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유감을 표했다. 그는 “모란공원 민주열사 추모비에는 ‘만인을 위한 꿈을 하늘 아닌 땅에서 이루고자 한 청춘들 누웠나니’라는 문구가 있다”며 “이 ‘만인’이라는 단어는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 또한 품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란공원 이장은 아직도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인’에서 예외로 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오늘날 필요한 민주화 운동의 정신은 민주화 운동가의 삶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고 만인을 향해 더 넣고 더 평등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라며 “’어제의 민주주의’가 ‘오늘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김민소 기자(mins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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