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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두나무·토스로 재미봤는데... 한화證 조성 펀드, ‘권도형 친구’ 신현성 회사 투자는 손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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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와 토스 투자에 성공한 한화투자증권이 핀테크 기업 차이코퍼레이션의 싱가포르 법인이자 지주사인 차이페이홀딩컴퍼니에 투자했다가 상당액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가상자산 테라-루나 사태와 관련해 테라 공동 창업자이자 차이코퍼레이션 창업자인 신현성 차이페이홀딩스컴퍼니 대표가 구속 기로에 놓인 가운데 회사 재무 상태도 자본잠식에 빠진 탓이다. 차이코퍼레이션은 사실상 영업도 거의 하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비즈

테라-루나 코인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립자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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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12월 차이페이홀딩컴퍼니에 대한 투자를 주도했다. 당시 전체 투자 규모는 700억원으로 SK네트웍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 아든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다수의 벤처캐피털(VC)도 함께 참여했다.

차이코퍼레이션은 티몬 창업자인 신 전 대표가 2018년 9월 설립한 전자결제 서비스 관련 핀테크 기업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CHAI)’를 통해 10% 이상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회원을 끌어모았다. 서비스 초기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차이코퍼레이션의 설립 이후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1400억원에 달한다.

증권사 중 차이코퍼레이션 투자에 참여한 곳은 한화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직접 투자를 주도할 정도로 투자에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금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한화투자증권이 거래를 주도한 만큼 전체 투자금 700억 중 상당 부분을 부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승영 한화투자증권 VC1센터 센터장은 투자 당시 “차이는 간편결제와 차이카드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고, 소비자와 접점을 키워나가면서 기업 간 거래(B2B) 사업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투자 배경을 밝힌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인터넷 은행 토스뱅크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투자를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모험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초 토스뱅크 지분 10%를 확보했고, 지난 2021년 초에는 두나무 지분 5.97%를 사들여 보유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기업가치가 급등해 적지 않은 지분 차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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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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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퍼레이션은 신현성 전 대표의 법적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신 전 대표가 구속될 경우 차이코퍼레이션 역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 전 대표는 차이코퍼레이션의 지주사인 차이페이홀딩스컴퍼니 대표로 있다.

신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작돼 이르면 오늘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 27일 금융투자상품 투자사기(자본시장법 사기적부정거래 및 특경법사기) 혐의, 특정금융거래정보의배임증재 및 업무상배임 등을 추가해 신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2020년 3월 테라·루나 코인을 차이결제시스템에 탑재하겠다고 홍보해 약 1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사업 시작 전 발행한 루나를 보유하고 있다 가격이 폭등하자 매도해 14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 차이코퍼레이션이 보유한 고객정보와 자금을 이용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도 함께 받는다.

현재 차이코퍼레이션의 재무 상태는 부분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2021년 말 기준 차이코퍼레이션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차이코퍼레이션의 자본총계는 30억원이지만, 자본금(213억원)보다 적다. 차이 서비스 안에서 일종의 할인 쿠폰 역할을 하며 핵심 서비스로 불리던 번개 지급 역시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중단됐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조직 내 신기술사업부가 펀드 조성을 통해 투자한 만큼 전액 손실이 나더라도 한화투자증권에서 모두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 직접 피해보는 것은 없다”며 “아직 차이코퍼레이션 투자금을 감액 처리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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