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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대 폰지사기 사건 수사가 여섯 차례나 수사기관을 옮겨다니며 표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늑장 수사가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지만 수사기관은 다단계 사기 수사의 특성상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했다.
3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전주지검은 지난 16일 전라북도경찰청에 커스프그룹 대표 임모씨(35) 등의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사기 등 혐의에 대해 보안 수사를 지시했다. 임씨 등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다단계 형태의 업체를 운영하며 수천억원에 달하는 가입비를 빼돌린 혐의로 입건됐다. 가입비 360만원을 내면 매일 활동비 4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홍보한 뒤, 일정 금액이 모이면 잠적하는 식이다. 이 업체는 다단계 형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 확인된 피해자만 8만9226명에 달한다.
이 사건 수사는 이송과 송치, 보완수사를 2년째 반복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2021년 1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같은 해 6월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사건을 이송했다. 전북경찰청은 지난해 2월 전주지검으로 임씨를 송치했다.
전주지검은 2개월 만인 같은 해 4월 서울중앙지검에 임씨 사건을 이송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이를 다시 전주지검에 이송했다. 전주지검은 지난해 3월과 지난 16일 전북경찰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상태다. 2년 동안 사건이 6차례 수사기관을 옮겨 다닌 것이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이 늑장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임씨와 전 대표가 검찰과 경찰에 인맥이 있어 수사를 무마했다고 말하는 걸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임씨가 서울 등지에서 지금도 다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검찰은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사건의 특성상 타관이송이 많을 수 없다”며 “정상적인 절차”라고 했다. 다단계 사기 특성상 피의자와 피해자가 전국에 퍼져 있어 한 곳에서 수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라미드 사기같은 경우 주범과 종범들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을 수 있다”면서 “대질 조사, 참고인 조사 등을 하는 과정에서 타관이송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커스프그룹의 폰지사기 사건은 서울중앙지검과 제주지검도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022년 8월 서울중앙지검에, 제주서부경찰서는 같은 해 10월 제주지검에 임 대표 등을 송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국에 떨어진 피해자들이 타관이송 통지서만 받다보니 불안할 수 있었을 거 같다”면서 “각 지검이 소통해 통일적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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