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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2 (금)

    설탕값 11년만에 최고…'슈거플레이션'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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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폭우로 작황 부진·바이오연료 활용

    영국선 '슈거플레이션' 현실화

    세계 설탕 가격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먹거리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설탕 선물 가격은 t당 618.1달러대에 거래를 마쳤다.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설탕 가격 급등, 인도 폭우가 올렸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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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이자 제2 설탕 수출국인 인도의 공급 감소가 설탕값 불안의 주범이다. 인도 내 폭우로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 작황이 부진했고, 인도에서 바이오연료 제조에 사탕수수를 쓰면서 해외에 수출하는 설탕이 대폭 감소했다.

    블룸버그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설탕 수출량은 올해 9월 말까지 약 600만t으로 예상된다. 1년 전 1100만t의 절반 수준이다. 내년에는 400만t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설탕값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로피컬 리서치 서비스의 엔리케 아카미네 설탕·에탄올 헤드는 "내년에 인도가 예상보다 적은 설탕을 수출할 경우 설탕 가격은 더 올라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다른 국가가 설탕을 추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연료 생산 증가도 원인
    아시아경제

    사진=아시아경제DB


    바이오연료 생산에 사탕수수를 활용하면서 설탕 수출이 줄어든 탓도 있다. 인도 정부는 에탄올 생산에 쓰이는 설탕을 지난해 360만t에서 올해 500만t, 2025년에는 600만t으로 확대한다는 예정이다. 올해 인도 설탕 생산량 전망치(3200만~3400만t)의 약 7분의 1에 달하는 수준까지 늘리는 것이다.

    여기에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 역시 폭우로 사탕수수 수확이 지연되고 있다. 브라질 대두 작황 역시 풍작이라 물류 등 선적이 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설탕 공급원인 태국의 올해 수출량도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슈가플레이션 오나
    아시아경제

    사진=아시아경제DB


    설탕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설탕값 상승이 다른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리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선 설탕 가격 급등에 따라 빵, 과자, 탄산음료값이 뛰었고 과일·채소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올해 2월 식료품 가격이 15% 치솟았다. 식료품과 무알코올 음료 가격 상승률은 197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문가 예상치(9.9%)를 넘어선 10.4%로 집계됐다.

    앞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역시 이달 초 인도의 수출 감소와 전 세계의 강력한 수요 확대로 설탕값이 치솟고 있다고 우려했다. FAO가 내놓은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2월 설탕 가격은 전월 대비 6.9% 올라 2017년 2월 이후로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체 세계 식량 가격이 같은 기간 0.6% 하락한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블룸버그는 "설탕값 상승이 식량 인플레이션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며 "글로벌 소비의 꾸준한 증가와 재고 감소로 인도의 공급이 세계 시장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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