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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UAE 통치자, 후계자에 맏아들 책봉...동생 만수르는 부통령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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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의 장남인 칼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29일(현지 시각) 무함마드 대통령은 칼레드를 아부다비 왕세자로 책봉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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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자 아부다비 군주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62)이 29일(현지 시각) 장남 칼레드 빈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43)을 아부다비 왕세자로 책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알 나하얀 가문은 UAE의 7개 토후국 중 가장 큰 아부다비를 통치하는 가문이다. 지난해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알 나하얀 가문은 순자산 최소 3000억달러(약 391조원)로 월마트의 월턴 가문을 누르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무함마드 대통령은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 UAE 국빈 방문 당시 한국에 300억달러(약 39조원) 투자를 약속하고, 지난 2009년 왕세자 시절에는 한국이 UAE 바라카 원전을 수주할 수 있도록 힘쓰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고 있는 동생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등 경험 많은 형제들 대신 자신의 장자를 후계자로 낙점했다. 미국 싱크탱크 아랍 걸프연구소의 크리스틴 스미스 디완 선임 연구원은 “이는 걸프 지역 군주국들에서 흔히 보이는 패턴”이라면서 “국가의 중앙집권체제와 수직적 통치 라인을 강화하는 데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도 2015년 즉위한 뒤 방계 혈족 대신 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을 왕세자로 삼고 실권을 넘겼다.

대신 무함마드 대통령은 자신의 동생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을 UAE 부통령으로 임명했다. 만수르는 영국 축구 클럽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로도 잘 알려졌다. 또 다른 형제인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하얀과 하자 빈 자이드 알 나하얀에게 아부다비의 부군주직을 맡기는 등 형제들에게 핵심 요직을 나눠줬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무함마드 대통령은 형인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전 대통령이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부터 수년간 실질적인 통치자 역할을 해왔다. 2020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로 중동에서 반(反) 이란 연대를 결성하면서도, 갈등 완화를 위해 이란과 지속적으로 교류해왔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부터는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도 강화해왔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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