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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1 (일)

    의문 남기고…‘키’ 잡은 김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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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실 교체 파동 속 생존

    보고 누락·갈등설 중심에

    내부 정비 등 행보에 눈길

    경향신문

    안보실장에 임명장 수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가운데)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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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전격 사퇴 배경을 두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의문을 풀 핵심 고리로 30일 떠올랐다. ‘김 전 실장-김 차장-외교비서관’으로 이어지는 안보실 라인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데다 실장과 차장 사이 알력이 이번 파동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상태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체제에서 김 차장과의 관계 설정과 역할 조정이 향후 외교안보 라인 역학 구도를 좌우할 핵심으로 꼽힌다.

    김 차장은 최근 국가안보실 사퇴 파동에서 이례적으로 무풍지대로 남았다. 안보실장과 외교비서관 사이 ‘2인자’인 김 차장은 연쇄 교체 파동을 비켜갔다.

    이번 파동의 표면적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 관련 보고 누락이다. 미국 백악관이 국빈 만찬에 맞춰 제안한 한·미 가수들의 협연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미국 측의 제안 공문 수신자에 이번에 문책 대상이 된 세 사람이 있지만 김 차장은 빠져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때문에 직접적 책임 대상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파동의 근본 배경으로는 김 차장이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김 전 실장과 김 차장 간 장기화한 알력이 안보수장 교체에 직간접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그간 크고 작은 불협화음이 있었던 데다, 최근 대일 외교 기조에서도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김 전 실장과 ‘선제적 양보’에 힘을 실은 김 차장이 엇갈리며 갈등 관계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애초부터 둘의 철학이 조금 달랐는데 결과적으로는 김 차장이 이기고 김 전 실장이 밀린 셈이 됐다”면서 이번 인사가 누적된 안보실 내 ‘미스매치’를 정리하는 성격이 있다고 했다.

    이날 조 신임 실장이 바로 임명되면서 안보실은 당분간 ‘내부 정비’ 단계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안보실 실세’로 꼽혀온 김 차장과 신임 안보실장 사이 관계 설정이 향후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과 속도를 좌우할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 파동은 결과적으로 김 차장의 영향력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문희 비서관 후임 이충면 외교비서관은 이명박(MB) 정부 청와대에서 김 차장과 일해 ‘김태효 라인’으로 분류된다. 차기 주미 대사로 내정된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역시 MB 청와대에서 대외전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맡아 당시 대외전략비서관이었던 김 차장과 함께 일했다. 김 차장이 ‘실세 차장’을 굳히면 MB 정부 때의 외교정책 기조를 이어받는 기류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2008년 MB 정부 출범과 함께 대외전략비서관에 임명됐고 이후 수석급인 기획관으로 승진했다. 2012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밀실 처리’를 주도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까지 4년 넘게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했다.

    북한이 2011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을 남측이 제의했다고 폭로하면서 접촉 당사자로 지목한 인물이 김 차장이다. 윤 대통령은 군사기밀 문건 대외 유출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된 김 차장을 지난해 12월 새해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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