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유가족에게 자신의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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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을 만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해 “사회 구조상 처벌이 될 수가 없다”며 “어차피 (가족들이) 사죄를 안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인 저라도 사죄를 드리러 나왔다. 죽을 때까지 회개하고 잘못을 뉘우치겠다”고 밝혔다.

전씨는 31일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리셉션홀에서 5·18 피해자와 유족 단체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밝힐 사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개한 것 외에는 크게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앞서 전씨는 지난 13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두환 일가가 숨겨진 비자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전씨는 앞서 입국 직후 체포돼 마약류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고 석방된 지난 29일 “(비자금 은닉 의혹 관련) 새로운 단서는 가족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전씨는 5·18 피해자 및 유가족을 만나 “할아버지 전두환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임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전두환씨는 민주주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으로 흐르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1980년 5월18일 광주일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대학살이고 비극”이라며 “다시는 이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이번 사과와 관련해 가족들이 어떻게 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어머니는 저희 선택을 지지하고 자랑스럽다고 한다”며 “나머지 가족은 연락을 하지 않고 있으며 연락이 되든 안되든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사과”라고 했다. 이어 “이기적인 마음을 내려놓고 사과하고 진심어린 사죄를 유가족, 피해자들에게 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면담을 마친 후 인근 5·18 기념공원 내 추모승화공간을 방문한다. 이후에는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8일 미국에서 입국한 즉시 체포돼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고 지난 29일 석방된 전씨는 전날 밤 12시40분께 광주에 도착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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