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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세수 흉년'에 하반기 추경 물건너가나…내년 예산도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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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부가 경기악화로 연초부터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정 운용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견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입 부족은 재정 지출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은 물론 내년 예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국세 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조7000억원 감소했다.

세정 지원 이연세수 등 기저효과를 제외한 실질적 세수 감소분은 지난 1월 1조5000억원에서 2월 누적 6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문제는 세수 감소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란 점이다. 소비·고용 둔화와 주요 대기업 실적 악화, 공시가격 하락이 겹쳤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부터 반도체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실적 악화로 법인세가 정부 예상(105조원)만큼 안 걷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고용·소비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소득세(정부 전망 131조9000억원), 부가가치세(83조2000억원)도 기대만큼 걷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특히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18.6% 하락하며 종합부동산세(종부세)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종부세가 5조7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했는데 공시가격 하락으로 실제 걷히는 세금이 예상치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여서다.

이에 올해 전체 국세 수입이 정부 예상(400조5000억원)보다 적은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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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장수영 기자 = 지난해 10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수출 감소세가 3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7.4%하락한 309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5.7%하락한 373억 달러다. 무역수지는 63억 2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1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업일수(14.5일)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 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모습. 2023.3.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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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세 수입(400조5000억원)을 포함한 625조7000억원의 총수입을 가정해 올해 총지출(638조7000억원)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특히 올해는 '상저하고' 경기 대응을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인 65%(중앙재정·지방교육재정 기준)의 재정을 상반기에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재정은 앞당겨 쓰는데 세금이 예상만큼 걷히지 않을 위기상황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으로부터 부족한 자금을 일시 차입하거나 하반기 국채 발행을 앞당기는 등의 고육지책을 쓰고도 연말까지 세수 부족이 계속되면 결국 추가로 빚을 내야할 수 있어서다. 당초 올해 말 국가채무 예상치(1134조4000억원)보다 국가 빚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예상치(49.8%)를 넘어 50%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추후 경기 대응도 어려워 질 수 있다. 일각에서 상반기 집중 재정 투입 이후 하반기 중 재정 공백을 추경 편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세수 부족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서다.

아울러 세수가 부족하면 올여름 편성할 내년도 예산안도 악영향을 받는다. 올해 세수가 당초 예상치인 400조5000억원을 밑돌면 내년 세수도 중기재정운용계획(418조80000억원)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상응하는 만큼 재정지출도 줄여야 해 내년 예산도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직 세수 펑크를 전망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경기 회복에 따라 세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 "2분기부터는 1분기보다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 1월과 2월의 세수 부족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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