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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산짐승인 줄”…야간에 튀어나온 반려견 친 운전자 뺑소니 무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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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저녁 시간대 갑자기 도로로 튀어나온 검은색 반려견을 친 뒤 그대로 현장을 떠난 운전자에게 뺑소니 죄를 묻기는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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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1일 오후 7시 30분쯤 강원도 정선군 한 도로를 운전하던 중 왼편 주거지에서 도로로 뛰어든 B씨 소유의 개를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는 현장을 이탈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A씨는 "산짐승이라고 생각했고, 해당 동물이 사망했다고 인식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에선 검은색 반려견이 사각지대에서 빠른 속도로 갑자기 튀어나와 차량 밑으로 들어간 사정과 A씨가 과속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았고 발견 즉시 감속해도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야간에 검은색 계열의 개가 튀어나온 점, 그 개가 튀어나온 곳이 어디인지 명확히 인식하기 어려웠던 점 등이 A씨 주장에 힘을 실었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 충격감지음이 울렸고 A씨가 '아'라고 말했지만, 재판부는 그로 인해 개가 도로 위에서 숨졌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검찰이 유죄 주장에 인용한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달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기각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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