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CFO "美 제재, 우리에겐 뉴노멀··· 매화는 겨울 버티고 향기 내"
작년매출 25% 30조원 R&D에··· 전 직원 여기 투입
14나노급 반도체 설계 등 결실··· 매출 반등, 기술경영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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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중국의 ‘기술 허브로’로 불리는 선전에서 기술 자립의 첨병 역할을 하는 대표 기업이다. 최근 몇 년 간 미국 제재 여파로 실적 악화를 겪었던 화웨이는 지난달 31일 선전 본사에서 진행한 2022년 실적 발표회 곳곳에 매화 장식을 넣었다. 미국 제재를 극복하는 화웨이의 노력이 매화를 닮았다는 게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인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채무책임자(CFO)의 설명이다. 특히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며 독자 기술 개발에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적 발표회 배경 화면을 포함해 만찬 메뉴 등 행사장 곳곳이 매화로 가득 찼다. 한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는 중국에서 불의에 굴하지 않는 의지를 상징한다. 미국을 향해 더 큰 압박에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화웨이가 중국을 대표해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쉬즈진 순환회장은 “매화는 엄동설한을 버텨낸 뒤 향기를 풍긴다”며 “화웨이가 직면한 도전과 압박이 거대하지만 성장의 기회가 남아 있고 산업 회복에 대한 신뢰가 있으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패기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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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CFO는 실적 발표 말미에 “눈이 내린 뒤 매화꽃이 가지를 짓누르고 있지만 봄이 다가와 벌써 햇살이 내리쬐고 있다(雪後疏梅正壓枝 春來朝日已暉暉)”며 “압박도 있지만 자신감은 더 크다(有壓力 更有信心)”고 강조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수출 통제 등 전방위 압박이 전시 상태였다면 2022년은 이를 이겨내고 정상화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2년은 화웨이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해”라며 “미국의 규제는 이제 우리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현실)’이며 우리는 평소의 상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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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화웨이는 2022년 매출액이 6423억 위안(약 121조 82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수출 통제의 직격탄을 맞은 2021년에는 전년 대비 28.6% 감소했는데 1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68.7% 급감한 356억 위안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R&D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화웨이 측의 설명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R&D에 총 1615억 위안(약 30조 6200억 원)을 쏟아부었다. 전체 매출의 25.1%로 투자 규모나 금액 모두 사상 최대치다. 화웨이의 매출 대비 R&D 비율은 2020년 15.9%, 2021년 22.4%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10년간 R&D 투자 금액은 9773억 위안(약 186조 2400억 원)에 이른다. 전 직원의 55.4%인 11만 4000여 명이 R&D 인력이다.
이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는 전년 대비 10.3% 증가한 24조 929억 원으로 매출액(별도 기준) 대비 11.8%를 차지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압박에 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하는 중국의 기술 자립을 실현하는 선봉장을 맡고 있는 셈이다. 런 창업자는 올 2월 한 세미나에서 최근 3년간 1만 3000개의 부품을 중국산으로 교체하고 회로 기판 4000여 개를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또 자체 기술로 14나노급 반도체 설계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압박에도 R&D에 매진한 결과 기술 독립에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한편 멍 CFO는 1일부터 6개월간의 순환회장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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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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