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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스라엘, 2003년 이후 재판 없이 팔레스타인인 1000명 이상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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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20년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1000명 이상을 재판 없이 구금했다고 미국 ABC 방송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ABC 방송은 이날 현지 인권 단체 하모케드를 인용해 이달 기준 이스라엘이 4841명의 팔레스타인인을 보안 수감하고 있으며 이 중 1016명이 재판 없이 구금된 행정 구금자라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이슬람 사원서 팔레스타인 여성 체포하는 이스라엘 경찰. 예루살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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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케드는 일반 수감자와 달리 보안 수감자는 평등, 존엄성, 교육 등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 없이 구치된 1016명의 행정 구금자는 이스라엘 군법에 따라 최장 6개월씩 구금 기간을 무제한 연장할 수 있어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모케드가 언급한 국제법은 1949년 체결된 제네바 제4협약이다. 협약은 점령국이 포로를 점령국 외부로 이송하는 것을 금지하는데, 이스라엘 안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장기 구금하는 것은 이를 위반한다는 것이다.

제시카 몬텔 하모케드 국장은 “(구금자) 수는 충격적이다”라며 “기소나 재판 없이 사람들을 구금하는 것이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안지구 베들레헴 인근 난민 캠프에 사는 팔레스타인인 마날 아부 바크르(48)는 “이 악몽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며 “희망조차 갖기 힘들다”고 ABC 방송과 인터뷰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녀의 아들 모하메드(28)는 4년간의 행정 구금으로 대학 생활을 잃었다. 저널리스트이자 라디오 진행자인 남편 니달은 여전히 구금돼 있다.

지난해 12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가 출범한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올해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9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같은 기간 이스라엘인은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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