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중립국 어떻게 돌아섰나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3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스웨덴과 함께 나토에 가입을 신청했다. 나토 가입을 앞장서 추진했던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정부와 대통령이 훌륭히 협력해 오늘 중요한 결정에 이르렀다”며 이 같은 결정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핀란드 국민의 나토 가입 찬성률은 20%대였지만 최근에는 80%까지 육박했다.
당초 핀란드는 나토 가입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겨울 전쟁’으로 불리는 소련의 침공으로 영토 11%를 빼앗겼던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군사적 중립 노선을 지켜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격적으로 태도를 바꿨다. 핀란드 정부는 국방비를 증액해 F-35 스텔스기 등 무기 구매에 나섰다. 지난해 핀란드의 국방 예산은 약 51억유로(약 7조3384억)로 전년보다 2억유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에게 저지른 만행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자 핀란드 여론은 더 술렁이기 시작했다. 핀란드 시민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사인마이로켓’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사인마이로켓의 안톤 소콜렌코 대표는 핀란드 공영방송 YLE에 “핀란드는 미국에 이어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민간 기부 건수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밝혔다. 과거 소련 침공에 백기를 들었던 핀란드의 국민 정서가 러시아에 더 적대적인 분위기로 바뀐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 확장을 막고자 했지만, 파괴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이 핀란드를 자극했다”며 “나토는 핀란드의 가입으로 러시아와 마주한 국경이 2배로 늘어나고, 러시아에 맞선 역사를 가진 핀란드의 군사적 자원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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