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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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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초 여성, 피임약 먹으면 큰일 난다…WHO도 '절대 금기' 왜?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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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 오해와 진실





피임약 복용은 임신을 막는 효과적인 피임법 중 하나다. 최근 청소년의 성(性) 노출 시기가 빨라지면서 피임 실천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피임약을 언제부터 어떻게 복용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피임약 장기 복용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피임 실패의 결과는 여성에게 더 가혹하다. 안전하고 올바르게 피임법을 실천하기 위한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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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피임약을 장기 복용하면 향후 임신이 어려워진다



대표적인 오해다. 피임약은 난자의 배란을 억제하면서 자궁내막의 성숙도를 떨어뜨려 수정란 착상을 막는 방식으로 임신 가능성을 낮출 뿐이다. 피임 효과 역시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만 유지된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산부인과 황규리 교수는 “피임약은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임신 가능한 상태로 가임력을 회복한다”고 말했다. 피임약을 1년가량 지속 복용했다가 중단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에서 평균적으로 38일 이내 월경이 돌아왔다. 피임약 복용군의 97%는 90일 이내 월경이 시작됐다. 또 유럽에서 진행한 대규모 연구에서 피임약 복용 중단 후 1년 내 임신한 비율은 약 80%로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그룹과 비슷했다는 결과도 있다.



[O]10대 청소년도 피임약 복용이 가능하다



월경을 시작한 가임기 여성은 누구나 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다. 한국의 평균 초경 연령은 12.6세, 첫 성경험 연령은 13.1세로 점점 빨라지고 있다. 특히 피임약은 임신을 막기 위한 목적만으로 먹지 않는다. 피임약은 월경 주기를 미루거나 월경통, 월경 전 불쾌장애 등을 여성 질환을 치료할 때도 쓰인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산부인과) 원장은 “10대 여성 청소년 역시 피임약 복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O] 먹는 피임약은 복용법에 따라 피임 효과가 30배 이상 차이 난다



먹는 피임약은 얼마나 정확하게 복용하느냐에 따라 피임 실패율이 달라진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정민형 교수는 “피임약 복용을 자주 잊을수록 임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가능한 매일 같은 시간에 피임약을 복용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다. 피임약 용법·용량을 완벽하게 지켰을 때 1년 누적 피임 실패율은 고작 0.3%지만, 피임약을 먹어야 할 시간을 자주 놓치는 등 투약 순응도가 떨어질수록 피임 실패율이 8~9%로 높아진다. 개인별 투약 순응도에 따라 피임 효과가 최대 30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피임약 복용을 잘 잊는다면 체내 삽입형 피임약(미레나·임플라논 등)으로 피임을 실천하는 것이 유리하다. 체내 삽입 후 1년 누적 피임 실패율은 미레나 0.2%, 임플라논 0.05%다.



[O] 응급 피임약 먹고 하혈했어도 임신일 수 있다



응급 피임약은 피임을 100% 보장하지 않는다. 응급 피임약을 먹고 하혈했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응급 피임약을 여러 번 먹으면 월경 주기가 불규칙하게 변한다. 하혈했어도 배란 2주 후 나타나는 월경이 아닌 부정 출혈일 수 있다. 특히 월경이 예정일보다 일주일 이상 늦어지면 임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성은 교수는 “응급 피임약 복용 2~3주 후에는 소변 검사 등으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X] 배란일만 피하면 피임약 없이 임신을 막을 수 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피임법은 월경주기법, 질외사정법, 콘돔 등이다. 이런 방식의 피임법은 피임 실패율이 15~27%로 높다. 피임 실천해도 10명 중 2~3명이 임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성의 월경 주기는 과도한 운동,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아 배란일을 예측하기 어렵다. 남성이 사정 전에 분비하는 소량의 쿠퍼액에도 100만 마리의 정자가 존재한다. 콘돔도 손톱 등에 긁혀 찢어질 수 있다. 피임약 복용 등 추가적인 피임법 실천을 병행해야 한다.



[O] 흡연자가 피임약을 먹으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그렇다. 여성 흡연자가 피임약을 먹으면 심근경색·뇌졸중을 유발하는 혈전 생성 위험이 커진다. 먹는 피임약의 호르몬 성분은 혈관 내벽의 안전성을 떨어뜨려 혈전이 잘 만들어지게 하는데, 담배의 니코틴 역시 혈소판 응집력을 키워 혈전 생성 위험을 더욱 높인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35세 이상으로 하루 15개비 이상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절대적 금기로 분류했다. 피임약을 먹는데 흡연을 하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5배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양신호 교수는 “나이가 어리더라도 담배를 피우면 혈전 생성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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