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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단독] '전두환 비자금' 추적…장남 7500억 사업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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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출처 모를 검은 돈으로 살아왔다" 최근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가 한 말입니다. 그러나 검은돈이 대체 얼마인지, 어디에 있는지는 밝혀진 적이 없습니다. 전두환 씨 가족이 안 낸 추징금도 아직 900억원 넘게 남았는데 말이죠. 그런데 JTBC가 전 씨의 장남 전재국 씨가 해외에서 7500억 대 부동산 사업을 추진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대형사업을 무슨 돈으로 하려 했는지, 먼저 정해성 기자입니다.

[정해성 기자]

전두환 씨가 집권한 기간, 기업과 단체에서 거둬들인 돈은 확인된 것만 9500억 원입니다.

비자금 전체 규모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지난 1989년 출판업을 시작한 장남 재국 씨는 '독립 생계'를 꾸린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전 씨가 운영하는 회사 가운데 음악 관련 출판사인 '음악 세계' 법인 등기엔 부동산 사업이 포함돼 있습니다.

실제 어떤 사업을 했을까.

JTBC는 이 회사가 지난 2019년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대형 부동산 사업을 추진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32쪽짜리 사업 계획서입니다.

5만 평 토지를 2천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썼습니다.

20층 아파트 11개 동을 개발 분양한다는 계획, 즉 시행사로 들어간단 겁니다.

음악세계는 사업 자체에 입을 닫았습니다.

[음악세계 관계자 : {혹시 음악세계가 부동산 사업도 하세요?} 아니요. 저희 출판사예요. 출판사예요. 찍지 마세요.]

당시 사업 토지 비용과 공사비까지 총 7500억 대출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자 비용만 1400억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리스크 없고, 분양 초기 완판 가능한 사업'으로 판단했습니다.

예상 총 매출은 1조 4천 억 원이었습니다.

전 씨의 한 측근은 계획만 했던 거란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전재국 씨 측근 : 서점만 해서 지금 빚을 갚기가 너무 힘드니까. 이런저런 사업을 모색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해당 토지를 소유한 베트남 업체와 전 씨 측이 맺은 합의서도 입수했습니다.

지분 투자로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전 씨 집을 찾아갔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정주교/전두환 씨 변호사 : (돈이) 없어서 납부할 재산이 없다고 그러는데. 왜 그 사람(전재국 씨)을 보고 자꾸 괴롭힙니까?]

지난 2013년 재국 씨가 추징금을 완납하겠다고 약속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앵커]

보신 것처럼, 전 씨측은 돈도 없고 그냥 검토에 불과했다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그런지 그래서 저희가 베트남에 직접 가봤습니다. 가서 보니 전 씨의 사업계획은 구체적이었습니다. 역시 의문은 무슨 돈으로 그랬냐는 겁니다.

이해선 기자입니다.

[이해선 기자]

호찌민 국제공항에서 차로 40분.

울퉁불퉁 시골길을 지나자 삼성전자와 대형 IT 기업 건물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전재국 씨 회사가 부동산 사업을 벌이려고 한 현장입니다.

아직 개발 시작 단계이지만, 주택 단지와 편의 시설이 들어서는 중입니다.

[띰/개발 부지 인근 주민 : 나중에 여기 새로운 도시가 될 거라서 젊은 사람들도 오기 시작했어요.]

현지 한인 부동산 업체는 "알짜배기다. 베트남의 분당"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효성/호찌민 '탄도부동산' 대표 : 동부 시외 버스터미널까지 있었던 거죠. 이제 거기 인구만 해도 엄청나고, 일단 여기 지하철역이 처음으로 들어오는 곳이라…]

수소문 끝에 전 씨 회사와 사업을 추진했던 토지 소유주 측과 만났습니다.

지난 2019년 6월, 전씨 측이 먼저 찾아와 개발을 제안했다고 기억했습니다.

[토지 소유 업체 관계자 : 한국에서 건설 관련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며 찾아왔어요. 아파트나 놀이공원 같은 걸 진행했다고.]

합의각서도 체결했지만 이후 조건이 안맞아 사업권은 다른 업체에 넘겼다고 했습니다.

전 씨 측이 2000억 원을 3달 뒤 입금하겠다고 했는데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업체가 나타난 겁니다.

[토지 소유 업체 대표 : 3~5개월 기다려 달라고 했는데 우리가 기다리지 못해서 취소했어요.]

당시 사업권을 따낸 현지 업체도 만나봤습니다.

[현지 시행사 전 대표 : 7500억 대출을 하면 이자가 얼마예요. 또 해외 투자인데 관련해서 여러 절차들이 복잡할 텐데…]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자금력이나 인맥이 없으면 시도 자체를 하기 힘들다는 설명입니다.

전두환 일가 비자금 의혹 추적은 어쩌면 다시 시작 단계입니다.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정해성 기자 , 이해선 기자 , 김민, 최무룡, 김준택, 지윤정,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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