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기 앞두고 추모객 발길 꾸준한 목포신항·팽목항
기억의 발걸음 |
(목포·진도=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기억하겠다'는 약속은 아홉번째 봄에도 지켜졌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전남 목포신항에는 그날의 다짐을 잊지 않으려는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목포신항 철재 부두에 얹힌 세월호 선체를 지켜보며 소리 내 웃지 못했고, 얼굴마다 그늘이 드리웠던 9년 전 봄을 떠올렸다.
멀리 부산에서 아버지, 사촌 형 부부, 고모 내외를 차에 태우고 달려온 차호현(41) 씨는 "그때 왜 지켜주지 못했을까, 왜 구해주지 못했을까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잊지 않았습니다' |
차 씨는 "얼마 전 이태원에도 다녀왔다. 크나큰 대가를 치렀는데도 우리 사회가 어째서 달라지지 않았는지 참담했다"고 한숨 쉬었다.
세월호 참사 아픔을 기억하는 추모객은 9년 전 기다림의 공간이었던 진도 팽목항도 잊지 않았다.
여객선 출발까지 여유가 있어, 일부러 시간을 내 저마다 팽목항을 찾아온 추모객들은 "어떻게 그날을 잊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김씨와 일행들은 녹이 슬다 못해 모퉁이부터 삭아 내린 시작한 조형물을 쓸어보고, 희미하게 글귀가 남은 노란 리본을 새겨보며 팽목항 방파제를 조용히 거닐었다.
9년의 시간 간직한 세월호 참사 |
방파제 끄트머리 '기억의 등대'에 다다른 추모객은 싱그러운 봄날 하늘로 떠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유채꽃 다발에 눈길을 두기도 했다.
9년의 세월을 거치며 팽목항에서 진도항으로 이름을 바꾼 항구에서는 그사이 연안여객선 터미널을 짓는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여객선터미널 신청사 옆에 자리한 세월호 팽목기억관에서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9주기 기억식 준비에 한창이다.
아홉번째 봄 |
안산과 진도를 오가는 세월호 유가족을 대신해 이곳을 지키는 활동가들은, 드물지만 꾸준히 찾아오는 추모객을 맞이하고 있다.
안병호 팽목바람길 공동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기억 주간을 맞아 준비할 일이 많기도 하지만, 안산 화랑유원지 대신 팽목항을 찾아오는 추모객이 여전히 계시기 때문에 여기를 비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기다림과 기억, 세월호 참사 아홉번째 봄 |
팽목항으로부터 약 1㎞.
자식 잃은 슬픔으로 가슴이 텅 비어버린 어머니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만 덩그러니 놓인 체험관은 오는 7월 문을 연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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