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18일)은 은행 예금 이야기 한번 해 보죠. 돈 맡길 데 없다는 얘기 요새 많이 한다고 하는데요. 은행에서 작년 말만 해도 5%대 예금이 있었는데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요?
<기자>
지난해의 11월 정도까지만 해도 이자를 5% 이상 주는 예금이 전체 정기 예금의 30% 정도 됐습니다.
은행 예금에서 이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던 건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죠.
그때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하는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딱 3%, 월 말에나 3.25%로 올랐던 때입니다.
그 후로도 계속 기준금리가 올라서 이제는 3.5%까지 왔는데 정작 시중에서는 이자 5%는 고사하고요.
4%대 주는 예금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시중의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의 대부분이 기준금리만큼도 이자를 주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은행연합회를 통해서 인터넷은행까지 포함하는 전국 19개 은행의 금리를 비교할 수 있는데요.
지금 공시돼 있는 19개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 41개 중에서 기준금리만도 못한 이자를 주는 상품이 28개, 68%나 됩니다.
2%대 이하의 상품도 이중에 8개나 있습니다. 기준금리보다 이자를 더 쳐주는 상품은 5개에 불과했습니다.
이건 기본적인 금리가 이렇다는 거고요. 보통은 월급통장 우대 같은 우대금리를 조금이라도 얹어서 받으시긴 하죠.
하지만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를 다 끌어모아서 이 상품들로 최고의 금리를 받는다고 해도, 이자 4%를 주는 상품 딱 1개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대개 3%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모든 우대금리를 끌어모아도 지금 기준금리인 3.5%만큼도 이자가 안 되는 상품이 41개 중에 19개나 됐습니다.
<앵커>
기준금리에서 조금 더 높은 수준이 시중 금리가 된다고 보통 알고 있는데, 요즘 은행 이자가 왜 이렇게 낮은 겁니까?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이제 금리 인상은 여기까지가 아닌가, 이제는 하락할 일만 남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대부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은행에 돈을 가져가도 은행들이 그 돈을 서로 유치하기 위해서 이자 경쟁을 하는 분위기도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조영무/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가계가 돈을 빌릴 수요가 많지 않고요. 반면에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상당폭 낮아지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많으면 은행도 시중의 돈을 많이 모으려고 하겠죠.
그런데 대출 수요 자체가 전보다 줄어들었고, 대출 규제도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를 많이 쳐줘서, 즉 비용을 많이 들여서 예금을 끌어와봤자 그 돈을 마땅히 굴릴 곳이 적은 겁니다.
그런데다 이자를 점점 덜 주고 있는데도 "할 수 없네 그래도 은행이 제일 안심되지" 이렇게 달리 돈을 둘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은행으로서는 안 그래도 전반적인 금리 수준이 내려갈 거란 예상이 지배적인 지금, 비용을 크게 들여서 열심히 예금을 끌어당길 일이 없는 거죠.
<앵커>
대출 금리도 많이 내려왔지만 예금 금리만큼은 아닌 거죠? 앞으로는 좀 어떻게 될 걸로 봅니까?
<기자>
시중의 예금과 대출의 평균적인 금리 차이, 1.78% 포인트 정도 차이가 납니다. 지난 2월 기준입니다.
그 전달이었던 1월에 비해서 0.15% 포인트 간격이 더 벌어지게 된 겁니다.
3월 예대금리차에 대해서는 이달 말이나 돼야 집계가 나오기 때문에 2월 상황이 최신 정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요즘 사람들이 받아가는 대출 중에 큰 몫을 차지하는 게 특례보금자리론이죠.
올초까지 상황에서는 저금리로 설정한 특례론의 금리도 4% 초중반대기 때문에 다른 시중 대출의 이자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는 별로 작용하질 못했습니다.
앞으로 대출금리도 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요.
당분간은 예금 외엔 돈 둘 곳이 마땅치 않은데 예금을 하려니 금리가 성에 안 차고 반면에 대출을 부담 없이 내기에는 아직 좀 버거운 이런 답답한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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