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명대' 해에 태어난 아동, 2025년부터 입학…10년 뒤 초등학생 112만명↓
교육부 "다음 달 교대 정원 감축 계획 나올 것"…현직·예비 교원단체 반발
지난달 2일 광주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신입생이 첫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가 교원 신규 채용을 줄이기로 한 것은 학령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는 탓이 크다.
특히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초등학교에서 교원 신규 채용 규모가 빠르게 줄어든다.
교원양성기관 정원이 교원 신규 채용 규모보다 많아지면서 교·사대 입학 정원 조정도 '시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4∼2025년 초등교원 신규 채용을 연 3천200∼2천900명 내외로, 올해(3천561명)보다 10.1∼18.6% 감축하기로 했다.
2026∼2027년에는 올해보다 18.6∼27.0% 줄어든 연 2천900∼2천600명 내외를 채용할 계획이다.
초등교원 신규 채용 규모는 2013년 7천365명에서 약 10년 만에 절반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중등교원 신규 채용은 2024∼2025년에 4천500∼4천명 내외로, 올해(4천898명) 대비 8.1∼18.3% 줄인다.
2026∼2027년에는 올해보다 최대 28.5% 감소한 4천∼3천500명 내외로 교원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그래픽] 초·중·고 교사 신규채용 규모 축소안 |
교육부가 교원 신규 채용을 줄이기로 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꼽힌다.
계획 첫해인 2024년 초등학교에 입학할 학생들이 태어난 2017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052명으로, 1명을 겨우 넘었다. 당시까지 통계청이 여러 인구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고려한 최저 출산율보다도 더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계획 둘째 해인 2025년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출생한 2018년 합계출산율은 0.977명으로, 1명 선마저 무너졌다. 이듬해인 2019년엔 0.918명, 2020년 0.837명으로 더 떨어지며 '출산율 쇼크'가 이어졌다.
2010∼2038년 공립 초중등 학생 수 현황 및 추계 |
이 때문에 학령인구는 초등학교 중심으로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계획의 마지막 해인 2027년 공립 초·중·고교 학생 수는 381만7천명으로, 올해(439만6천명)보다 13.2%(57만9천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공립 초등학생은 253만9천명에서 197만6천명으로 22.2%나 줄어들고, 공립 중·고등학생은 185만7천명에서 184만1천명으로 0.9% 감소한다.
이후 학령인구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중·고등학교로도 여파가 확대된다.
10년 뒤인 2033년에는 공립 초등학생 수가 올해보다 44.2%(112만1천명) 감소한 141만8천명으로 쪼그라든다. 공립 중·고등학생 역시 27.2%(50만6천명) 줄어 135만1천명에 그친다.
교육부가 디지털 인재 양성, 국가교육 책임제 강화, 지역 균형 발전 강화 등 주요 국정과제 추진에 필요한 교원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고 했지만 학생 수 감소 속도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교원 신규 채용 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원격수업 중인 초등학교 [사진공동취재단] |
교원 신규 채용이 줄면서 교·사대 정원 감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등교사 양성 기관인 교대·초등교육과 정원의 경우 2012년 마지막으로 감소한 이후 2012∼2015년 3천848명, 2016∼2023년 3천847명으로 10년 이상 정원이 거의 변함 없다.
현 정원이 유지된다면 2027년까지 교대·초등교육과 정원이 교원 신규 채용 규모보다 최대 1천200명 이상 많아지게 돼 경쟁률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규 채용 규모가 지속해서 감소해 지난해 초등 교원 임용 합격률이 9년 만에 절반이 되지 않을 정도로 하락한 상황인 데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임용 합격생 전원이 학교에 배치받지 못하는 등 임용 적체도 심각한 상황이어서 이대로라면 임용 상황은 더 악화할 우려가 큰 셈이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은 "교대총장협의회와 논의해 5월까지 교대 정원 조정안을 발표하려고 협의 중"이라며 "(임용 적체로 임용을 대기하는 기간에) 예비 교원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등 교원 양성기관인 사범대·사범계 학과·교직과정 등의 입학 정원은 2010년 4만3천227명에서 2022년 1만9천834명까지 이미 지속해서 감축되고 있다.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에 따라 사범대 역시 계속해서 정원이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구호 외치는 교대생들 |
그러나 그간 학급당 학생 수를 내세우며 교원 수 감축에 부정적이었던 교원단체의 경우 신규 교원에 이어 예비 교원까지 감축하는 방침에 대한 반발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원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면서 교단의 고령화가 심화하고 기간제 교사가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생 한명 한명을 제대로 살피고 활발히 교감할 수 있는 20명 이하 학급 구축, 정규 교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porqu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