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尹방어·공격 과욕에 … 여야 '가짜뉴스' 망신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일정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윤 대통령 외신 인터뷰 기사와 넷플릭스 투자 유치 등을 놓고 여야가 나란히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넷플릭스 투자 유치를 한국이 넷플릭스에 투자하는 것으로 착각해 "생각 없이 퍼주기"라며 비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무조건 무릎을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는 뉴스에 대해 오역이라고 엄호했으나 인터뷰 원문이 공개돼 오역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양극단의 갈등 정치가 만들어낸 씁쓸한 난맥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윤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왜 투자하느냐"며 "지금 해외에 투자할 때인가. 투자를 끌어와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류 바람을 얘기할 정도로 국내 콘텐츠 산업이 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대통령이 나서서 해외 OTT 기업 투자라니, 생각 없이 퍼주기 할까 봐 불안불안하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양이 의원이 말한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달랐다. 3조3000억원에 달하는 '넷플릭스 투자 유치'를 '넷플릭스에 투자하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그는 바로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양이 의원은 다시 글을 올리고 "윤 대통령은 이미 결정된 투자 건으로 넷플릭스와 사진 찍으러 가신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황당한 가짜뉴스를 만들어낸 사실에 대한 사과보다는 이미 정해져 있는 투자로 홍보를 한다며 다시 한번 깎아내린 셈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대신 끝까지 뻔뻔하게 나오는 것이 민주당 특기가 된 것 같아 유감"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 엄호에 급급하다 결론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드는 해프닝을 만들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24일 공개된 윤 대통령의 WP 인터뷰 가운데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발언을 두고 "인터뷰 번역 과정에서 주어가 빠져서 혼동이 생긴 것"이란 취지의 주장을 이날 일제히 쏟아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 발언) 한글 원문을 보면 주어가 빠져 있다.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게 영어 번역이 됐다"고 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WP 기자가) 진의 있는 그대로 가지고 썼는지에 대해서도 한 번 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역' 의혹을 제기했다. 인터뷰 기사에서 'I can't accept the notion(저는 그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I(저는)'라는 주어가 명시돼 있는데, 국민의힘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상식적"이라며 외신의 '오역'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몇 시간이 되지 않아 해당 글을 쓴 WP 기자는 "번역 오류라는 질문이 있어 녹음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며 인터뷰 당시 녹취 내용을 그대로 공개했다. 논란이 된 대목의 실제 발언은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였다. 실제 한국어 인터뷰 녹취 원문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어가 윤 대통령이었던 셈이다.

애초 당의 해명이 대통령실과 '엇박자'가 난 것도 논란거리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동행취재단 기자들 질문에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당선인 시절부터 꾸준히 말했던 것"이라며 "안보 협력이 긴요한 상황에서 무릎을 꿇지 않으면 두 나라가 관계 개선이 절대 안 된다, 어떠한 일도 안 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당에서 설명한 오역 등의 주장은 하지 않았던 셈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핵을 고도화하고 연일 미사일 시험을 하는 마당에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안보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과 국익에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과거도 중요하지만 미래도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강조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용 기자 / 이호준 기자 / 박인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