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6일 ‘꼼수 탈당’ 논란이 있던 민형배 의원에 대한 복당을 결정했다. 원내지도부 임기 만료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다. 헌법재판소도 문제점을 지적한 ‘꼼수 탈당’ 당사자가 복귀하자 민주당에서도 “숙의 과정도 없는 졸속 처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 의원이 오늘 민주당으로 복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판결이 나온 만큼 헌재가 지적한 부정한 점을 아프게 새기면서, 이제는 국민과 당원께 양해를 구하고 민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비공개 최고위에서 “우리 임기 때 있던 일이니 임기가 끝나기 전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하는 민형배 무소속 의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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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해 4월 20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무소속이 된 민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에 비교섭단체 몫으로 참여해, 검수완박법이 법사위를 통과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6명 중 4명 찬성으로 의결하는 안조위가 민 의원의 탈당으로 의결정족수에 필요한 4명(민주당 3명 + 무소속 민형배)을 채웠기 때문이다.

문제는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3일 검수완박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결정에서 법 자체의 효력은 인정하면서도, ‘꼼수 탈당’의 위헌성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헌재는 결정문에 “법사위원장이 안건조정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여 비교섭단체 몫의 조정위원으로 선임될 목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민 의원을 제1 교섭단체 소속이 아닌 조정위원으로 선임했다. 국회법과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그런 민 의원의 복당이 헌재 결정 한 달 남짓만에 마무리되자,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헌재의 판결을 왜곡한 결정이다. 민주당이 이제는 상식과 양심마저도 내팽개친 모양”이라고 했고,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민 의원의 뻔뻔한 귀가는 민주당의 추악한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결국 지난해 민 의원 탈당이 ‘위장 탈당’이 맞았음을 고백하는 꼴”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시의 안조위 무력화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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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도부 성토가 잇달았다. 한 수도권 의원은 “꼼수 탈당에 이은 꼼수 복당”이라며 날을 세웠다. 다른 수도권 의원도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도, 당내에서 소통하는 절차도 없었다”며 “박 원내대표가 물러나기 전에 해결하려면 물밑에서라도 의견 수렴을 했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돈 봉투 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됐는데, 추악한 오물을 뒤집어 쓴 느낌”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위장 탈당에 대한 지적이 계속 나온다”고 질문을 받았으나 묵묵부답했다.

이날 복당 절차를 마무리한 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헌재와 당의 판단을 존중한다. 의도치 않게 소란스러웠다. 송구하다”며 “복당에 대한 소회는 다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적었다. 민 의원 복당을 주도한 박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일부 절차상 문제를 지적받은 것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라면서도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를 거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2020년 9월 재산신고 누락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제명했던 김홍걸 의원에 대한 복당도 결정했다. 김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2021년 2월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의원의 재산 문제가 어느 정도 소명이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복당이 이날 동시에 이뤄진 데 대해 당내에선 “뜬금없다. 사실상 원플러스원(1+1), 끼워 넣기 복당 아니냐”(수도권 의원)는 지적이 나왔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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