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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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한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단순한 국빈 방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그토록 강조했지만, 의전과 환대를 대가로 철저히 국익과 실리를 내준 회담이 된 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정책조정회의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대로 현실화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친구가 친구를 염탐하는가”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신뢰가 있다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답한 것을 언급하면서 “끝내 미국 정부의 대통령실 도청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벽 발표된 ‘워싱턴 선언’은 북핵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선언문으로 명시하고, 핵과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공동협의체를 만들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신뢰도를 높이기로 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하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2021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것이 없으며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게 무엇인지 되묻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출발 전부터 외신 인터뷰를 통해 설화를 일으키면서 처음부터 논의의 중심 축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옮겨졌다. 북핵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요청 등 안보이슈가 주요 의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투자 등을 요란하게 홍보했지만 이는 올해 초부터 국내 언론에 보도됐던 만큼 이미 예정된 사안으로 순수한 순방 성과라 하기 어렵다”며 “반도체법과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산업규제는 당장 우리 경제와 직결된 문제인데도, 윤 대통령은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 순방 일정 중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것을 두고도 “부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들러리쯤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도 비꼬았다.

그는 또 “미국의 국익은 분명한데 우리 국익은 흐릿할 뿐이다. 국민은 이런 퍼주기 외교를 대체 얼마나 더 용인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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