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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저출산 직격탄…중국 최대 민영 산부인과병원 파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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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메이의원, 경영난에 17개 분원 줄줄이 매각·문 닫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저출산의 영향으로 중국의 최대 민영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 사실상 파산 상황에 몰렸다고 현지 매체 경제관찰보가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베이징 허메이 산부인과 의원 전경
[왕이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보도에 따르면 '허메이 산부인과 의원의 베이징 바이쯔완 분원이 지난달 17일 갑자기 수도와 전기가 끊겼다가 경찰이 개입한 뒤에야 복구됐다.

이 병원이 건물 임차료를 장기 연체하자 건물주가 수도와 전기 공급을 끊은 것이다.

이 병원에 입원했던 임산부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안에 떨었고, 뒤늦게 이 병원이 임차료를 장기 연체할 정도로 부실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도와 전기가 끊긴 날 제왕절개 수술을 한 왕모씨는 "병원 측은 회복될 때까지 진료를 책임지겠다고 말했지만, 식사는 물론 따뜻한 물조차 제공되지 않아 서둘러 퇴원했다"며 "유명한 고급 병원이라 5만위안(약 970만원)의 진료용 고객 카드를 구매해 입원했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 병원은 지난달 말 진료를 중단하고 문을 닫았다.

병원 측은 지난 1월 경영난으로 임차료를 장기 연체해 더는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기존 입원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옮기도록 공지했다고 밝혔지만, 왕씨 등 이 병원에 입원했던 많은 임신부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경제관찰보는 전했다.

이 병원의 밀린 건물 임차료는 2천800만위안(약 54억원)에 달하며, 의료진은 오랫동안 급여가 체불된 데다 병원 측이 납부하는 사회보장비도 연체된 상태다.

왕씨처럼 고객 카드를 구매, 이 병원을 이용했던 수백명의 회원들이 환불을 요구하고 있으며 수백명의 의료진과 납품 업체들은 체납 임금과 밀린 물품 대금을 받아내기 위해 소송에 나섰다.

이 병원이 판매한 고객 카드 가운데 VIP용은 10만위안(약 1천9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내부 관계자는 "의료진 체납 임금과 회원비가 각각 1천만위안(약 19억원)에 달하며 코로나19 백신 등 의료 물품 미납 대금도 3천만위안(약 57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진료 중단한 허메이 병원
[왕이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15년 설립된 허메이 병원은 한때 바이쯔위안 분원을 비롯해 전국에 17개의 분원을 거느리며 홍콩 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된 중국 최대 민영 산부인과 전문병원이다.

2016년 시행된 두 자녀 허용 정책으로 반짝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환자가 감소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다 2021년 증시에서 퇴출당했고, 대부분 분원이 매각되거나 문을 닫으며 사양길을 걸었다.

이 병원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임금 및 대금 체불, 많은 부채로 인해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이징 차오양구는 이 병원 인수자가 체납 임금과 물품 대금, 부채를 떠안고, 고객 회원비를 보장해 이 병원 부실에 따른 피해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경제관찰보는 2016년 13.57명에 달했던 중국의 조출생률(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이 지난해 6.77명으로 급감했고, 신생아 수는 2016년 1천880만 명에서 작년 950만 명으로 반토막 나는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 탓에 산부인과 병원들이 직격탄을 맞았으며 허메이의 몰락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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