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동일 요금제보다 2만원 저렴하지만…LTE 알뜰폰보다는 비싸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이동통신3사(MNO)가 최근 신설한 5G 중간요금제를 알뜰폰(MVNO)에 도매제공한다. 1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SK텔레콤과 KT도 차례로 동참할 계획이다. 5G 알뜰폰 활성화에 부응한다는 취지지만, 여전히 LTE(4G) 요금제보다는 비싼 탓에 가격에 민감한 알뜰폰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2일 출시한 6만3000~7만원(50~125GB)의 5G 중간요금제 4종을 이날부터 자사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 10곳에 도매 제공한다고 밝혔다.
알뜰폰은 이통사 요금제를 도매로 할인받아 구매한 뒤 마진을 붙여 소비자에게 되파는 구조다. 데이터·통화·문자 등 가입조건이 똑같은 요금제라도 이통사보다는 알뜰폰이 좀 더 저렴하게 출시한다. 그래야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어서다.
5G 중간요금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LG유플러스망을 이용하는 '슈가모바일'은 이날 △50GB에 월 4만3000원 △80GB에 월 4만4500원 △125GB에 4만7000원의 5G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LG유플러스 중간요금제와 비교하면 2만원 이상 저렴하다.
현재 이통3사는 휴대폰 가입자 과반이 5G를 선택하는 등 '대세화'에 접어들었지만, 알뜰폰에서는 여전히 LTE 비중이 절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뜰폰 전체 가입자(1335만명) 중 LTE는 91.0%(1215만명)에 달한다. 5G는 불과 1.5%(20만명)로 3G 가입자(7.5%)보다도 적다.
과기정통부가 가계통신비 안정을 목표로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 무게를 두지만, 이미 5G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용자들에게 LTE로의 회귀를 종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 저렴한' 5G를 택한 이유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LTE에 편중된 알뜰폰 요금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5G 알뜰폰 요금제가 많지 않을뿐더러, LTE 요금제에 비해 비싸다. 저렴하고 다양한 5G 요금제가 나오도록 업계와 정부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로 출시된 요금제로도 5G 알뜰폰 대중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LTE 알뜰폰의 경우 100GB 이상 데이터를 월 3만원 이하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대부분이다. 5G 품질에 대한 여전한 불신도 흥행에 부정적 요소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이용자는 이미 저렴한 가격 때문에 5G를 포기하고 LTE로 온 사람들"이라며 "가격에 민감한 알뜰폰 이용자들이 1만~2만원 더 주고 5G로 갈아탈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5G 알뜰폰 요금제를 LTE 수준까지 내리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도매대가 '요율' 때문이다. 현재 5G 요금제의 요율은 60%대로 알려져 있다. 40~50%대인 LTE 요금제보다 훨씬 높다. 예를 들어 125GB 데이터를 제공하는 LG유플러스 5G 중간요금제(7만원)의 경우, 실제 도매대가는 4만2000원이다. LTE 처럼 100GB, 월 2~3만원대 요금제는 불가능하다.
요율을 낮추면 해결될 일이지만 이통3사에도 쉬운 결정은 아니다. 5G는 망사용료 등 투자비용이 이전 세대보다 높아 도매대가를 더 이상 낮출 수 없다고 항변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는 이전 세대보다 투자 비용 등이 높아 동일선상에 놓고 요금제를 책정하면 안 된다"며 "LTE와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고 설명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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