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대통령이 오늘(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방미 성과를 직접 설명했습니다. 방미 국면에서 제기된 비판을 의식한 듯 "미국에 고마우면 고맙다고 말해야 한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오늘 저녁에는 여당 지도부를 만나서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도 갖습니다. 그러면 "야당 지도부는 안 만나는 거냐?"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겠죠. 관련 내용,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은 제가 한미 정상회담 관련 정치권 움직임, 정리해 드립니다. 오늘도 뉴스픽3로 운용합니다.
< "고맙다 해야" > 윤석열 대통령, 미국에서 돌아온 뒤 오늘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16분 동안 생중계된 모두발언을 방미 성과 설명으로 꽉꽉 채웠습니다.
[제18회 국무회의 :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은 가치동맹의 주춧돌 위에 안보동맹, 산업동맹, 과학기술동맹, 문화동맹, 정보동맹이라는 다섯 개의 기둥을 세웠습니다. 이들 다섯 개 분야의 협력이 확대되고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 동맹이 구현될 것입니다.]
[제18회 국무회의 :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로 미래세대들이 안심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것입니다. 앞으로 미 핵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 공유, 공동 계획, 공동 실행 과정에서 워싱턴 선언을 잘 구체화해나가는 것이, 그 내용을 잘 채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워싱턴 선언의 구체화 방안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직접 설명했습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입니다.
[신범철/국방부 차관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차관보급 수준에서 개최가 되면 그것이 장관에게 보고가 되고, 특히 이번에 NCG는 그 결과를 양국 군 통수권자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돼 있어요. 그런 절차가 있기 때문에 그런 절차를 만들어 놓고. 장관급 회담이 항상 가을에는 SCM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그전에 이걸 개최해서 장관 보고도 하고 조금 더 구체적인 확장억제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에 있습니다.]
[조태용/국가안보실장 (YTN '더뉴스' / 어제) : 제가 보기에는 거의 사실상 상시 전략자산 배치에 준하는 그런 상황으로 우리가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빈틈없이 메우는 거죠. 한 번은 폭격기가 왔다 가고, 또 한 번은 선박이 오고, 그다음에 잠수함이 오는 식으로 해서 1년 365일 동안 북한이 불장난을 하게 되면 확실하게 응징할 수 있는 전략자산 전개 태세를 유지하겠다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 실장은 그러면서, 미국에서 '핵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정권 종말'을 언급했다는 데 큰 의의를 뒀는데요. 그런데 선언은 선언일 뿐, 실제로 실행할지는 불분명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고까지 했지만, '선언'과 조약'은 엄연히 다른 성격이라는 것입니다.
[문정인/연세대 명예교수 (KBS '여의도 사사건건' / 어제) : 선언은 선언이고 조약은 조약이죠. 선언은 바인딩하지 않습니다. 조약은 바인딩합니다. 차이가 있죠. 그러니까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라고 하는 법적, 소위 구속력을 갖고 있는 것하고 선언이라고 하는 단순한 의지의 표명은 차이가 있기는 한데요. 그러나 뭐 외교적으로 상당히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같은 건 아니에요. 선언은 선언이고 조약은 조약이죠.]
[유승민/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아메리칸 파이를 잘 부르시던데 파이라는 게 우리가 파이를 키운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아메리칸 파이는 좀 키웠는지 모르겠는데 코리안 파이를 뭐를 얻어 왔냐. 박수를 덜 받더라도, 덜 화려하더라도 꼭 귀국 길에 챙겨 오는 게 있어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화려하고 화려했지만 속 빈 강정이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오늘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제18회 국무회의 : 세계 최강 국가와 70년간 동맹을 맺어왔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한·미 동맹 70년의 역사는 그냥 주어진 건 아닙니다. 국가 관계에 있어서 고마운 것이 있으면 고맙다고 얘기할 줄 아는 그런 게 있어야 국격이 있고…]
마침 윤 대통령, 오늘 국무회의에서 이제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취임 1주년에 대해 짧게 언급했습니다. '자유와 혁신'을 외쳤는데요. "가치도 좋지만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보 환경, 그리고 국익을 챙겨야 한다"는 쓴소리는 새겨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18회 국무회의 : 이제 정부 출범 1주년이 됩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자유와 혁신이 넘치는 더욱 자랑스러운 나라로 변화시켜 갑시다.]
[문정인/연세대 명예교수 (KBS '여의도 사사건건' / 어제) : 자유의 신념도 좋고 그다음에 자유의 나침반이 되는 것도 다 좋은데 국익도 좀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가치와 국익은 상당히 보면 충돌을 해요. 미국의 사례를 보세요. 뭐 미국 민주당들이 가치 들고나왔지만, 결정적 순간 가서는 국익,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서 가치를 포기하는 경향이 많거든요.]
< 대표 말고 원내대표 > 미국 방문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는 첫 번째 픽에서 보신 것처럼 나왔고요. 그렇다면 이제는 여의도 정치권에 설명할 차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오늘 저녁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합니다. '5부 요인'에게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야당은?"입니다.
[김종혁/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사실 외교라는 것은 외교·안보는 초당적으로 이루어져야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무슨 북한의 핵위협이라는 것이 무슨 좌나 우를 나눠서 대응해야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도 예를 들면 원내대표단을 불러서 같이 설명을 하고 그다음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실제 역대 대통령들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여야 대표와 공유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번 정권과 줄곧 비교되는 MB 때를 살펴볼까요. 국빈 방문을 포함해서 3번 미국을 찾았고, 돌아와서는 여야 대표에게 보자고 했습니다. 미국의 확장억제 명문화, 자유무역협정 체결, 미국산 소고기 수입 등 민감한 의제들을 다루고 온 뒤였습니다. 한 번은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반발해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가 거부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대통령실에도 관련 질문 들어갔습니다. "야당 지도부 만나서 설명하는 자리도 있을지 궁금하다"는 질문이었는데요. 묻기는 '지도부'로 물었는데, 답변은 '원내대표'로 돌아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 (음성대역) : 제1야당의 원내대표도 새로 뽑히고 해서 여야 원내대표 간에 여러 가지 회동이 있을 수 있고…그런 부분이 여야 원내대표들 간의 모임에서 제기가 될 수 있고, 여야 원내대표 간에 합의가 된다면 대통령실로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말에 숨은 뜻, "이재명 대표는 여전히 만날 생각이 없다"가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이 다 돼가도록 야당 지도부와의 공식 회동은 단 한번도 없었죠. 심지어 올 초 윤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 이 대표를 향해서, 국민의힘은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습니다.
[정진석/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1월 12일) : 제발 좀 발목 잡기, 발목 꺾기 하지 말고 국민이 선택한 윤석열 정부가 일 좀 하게 협조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과의 면담 얘기도 나왔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지금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박홍근 전 원내대표는 왜 안 만났는지가 궁금한데요. 박 전 원내대표와 신임 박광온 원내대표, '친명계'와 '비명계'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야당 '갈라치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오는 가운데, 박 원내대표로서도 난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지도부, 즉 이 대표와 논의하겠다고 했습니다.
[김한규/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당대표하고의 어떤 회담이라든지 기타 논의가 없이 원내대표단이 먼저 논의한 사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할 때 구체적으로 제안이 들어오면 논의를 하겠습니다만 저희가 볼 때는 좀 이례적인 제안이고, 기존의 관례나 상식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픽과 마찬가지로, 이 지점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난 1년에 대한 평가를 해볼 수 있을 텐데요.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아메리칸 파이'까지 불렀던 윤 대통령, 이렇게 가까운 사람한테는 잘 하지만요. 생각이 조금 다르거나 경쟁했던 사람과는 대화도 안 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성민/정치컨설팅 민 대표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대부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검사를 오래 하셔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정치라는 것은 하나만 같아도 동지로 보는 영역이지, 하나만 달라도 적으로 보는 영역은 정치가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서 1년을 지켜봤는데 정치보다는 검사의 스타일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 '우대국' 복귀 언제? > 윤 대통령이 친밀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 오므라이스도 함께 먹은 기시다 일본 총리가 아닐까 싶은데요. 한일 양국은, 기시다 총리가 다음주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는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현지시간 지난 1일) : 셔틀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정상 간의 깊은 신뢰관계를 배경으로 향후 한·일 관계의 가속화와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해 과감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 ANN 보도 : 방문은 (5월) 7일과 8일 이틀간 예정이며 양국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한 문제와 중국 대응 등 안보 분야가 주요 의제입니다.]
일본이 NCG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의 주도권은 윤 대통령이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우리는 주도권을 지렛대로 일본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국민들이 제일 원하는 부분, 강제동원 배상안 발표 때 나온 '빈잔 채우기'일 것 같은데요. 어제 짚어드린 대로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도 경제·안보 문제에 집중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정도는 확실히 해둬야겠죠. 우리나라는 지난달 24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 즉 수출 심사 우대국으로 복귀시켰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28일에서야 절차를 개시해서, 결국 우리 고위 당국자가 다시 한번 아쉬운 소리를 하게 만들었는데요.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앞으로 일본 측 화이트리스트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기를 희망하며 항공편 추가 증편, 고교생·유학생 등 미래세대 교류 확대 등을 통한 양국 인적 교류 회복, 민간·정부 차원의 대화채널 복원·확대도 보다 가속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 정상외교는 '기브 앤 테이크'라는 점,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뉴스픽3는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아보시죠. 뉴스픽이었습니다.
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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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오늘(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방미 성과를 직접 설명했습니다. 방미 국면에서 제기된 비판을 의식한 듯 "미국에 고마우면 고맙다고 말해야 한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오늘 저녁에는 여당 지도부를 만나서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도 갖습니다. 그러면 "야당 지도부는 안 만나는 거냐?"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겠죠. 관련 내용,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은 제가 한미 정상회담 관련 정치권 움직임, 정리해 드립니다. 오늘도 뉴스픽3로 운용합니다.
< "고맙다 해야" > 윤석열 대통령, 미국에서 돌아온 뒤 오늘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16분 동안 생중계된 모두발언을 방미 성과 설명으로 꽉꽉 채웠습니다.
[제18회 국무회의 :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은 가치동맹의 주춧돌 위에 안보동맹, 산업동맹, 과학기술동맹, 문화동맹, 정보동맹이라는 다섯 개의 기둥을 세웠습니다. 이들 다섯 개 분야의 협력이 확대되고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 동맹이 구현될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5개 동맹 중에서도 '안보동맹'을 제일 앞세워 설명했습니다. 워싱턴 선언, 획기적으로 강화한 '한국형 확장억제'의 실행 계획을 담고 있다고 했고요. 핵협의그룹 NCG는 NATO의 핵기획그룹보다 더 실효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까지 더해,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도 밝혔는데요.
[제18회 국무회의 :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로 미래세대들이 안심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것입니다. 앞으로 미 핵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 공유, 공동 계획, 공동 실행 과정에서 워싱턴 선언을 잘 구체화해나가는 것이, 그 내용을 잘 채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워싱턴 선언의 구체화 방안은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직접 설명했습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입니다.
[신범철/국방부 차관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차관보급 수준에서 개최가 되면 그것이 장관에게 보고가 되고, 특히 이번에 NCG는 그 결과를 양국 군 통수권자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돼 있어요. 그런 절차가 있기 때문에 그런 절차를 만들어 놓고. 장관급 회담이 항상 가을에는 SCM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그전에 이걸 개최해서 장관 보고도 하고 조금 더 구체적인 확장억제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에 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이렇게 언론에 직접 나서는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신 차관뿐만이 아닙니다. 어제 소개해 드린 이도훈 외교부 차관의 발언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온 것이고요. 이종섭 국방장관은 언론사 기고문까지 썼습니다. 그야말로 이번 방미 성과에 대한 여론전에 나선 것인데요. 국민의힘 주장대로 언론들의 방미 보도, 친야 패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보면서요. 여론전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까지 나섰습니다.
[조태용/국가안보실장 (YTN '더뉴스' / 어제) : 제가 보기에는 거의 사실상 상시 전략자산 배치에 준하는 그런 상황으로 우리가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빈틈없이 메우는 거죠. 한 번은 폭격기가 왔다 가고, 또 한 번은 선박이 오고, 그다음에 잠수함이 오는 식으로 해서 1년 365일 동안 북한이 불장난을 하게 되면 확실하게 응징할 수 있는 전략자산 전개 태세를 유지하겠다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 실장은 그러면서, 미국에서 '핵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정권 종말'을 언급했다는 데 큰 의의를 뒀는데요. 그런데 선언은 선언일 뿐, 실제로 실행할지는 불분명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고까지 했지만, '선언'과 조약'은 엄연히 다른 성격이라는 것입니다.
[문정인/연세대 명예교수 (KBS '여의도 사사건건' / 어제) : 선언은 선언이고 조약은 조약이죠. 선언은 바인딩하지 않습니다. 조약은 바인딩합니다. 차이가 있죠. 그러니까 한·미 상호방위조약이라고 하는 법적, 소위 구속력을 갖고 있는 것하고 선언이라고 하는 단순한 의지의 표명은 차이가 있기는 한데요. 그러나 뭐 외교적으로 상당히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같은 건 아니에요. 선언은 선언이고 조약은 조약이죠.]
여기서 '바인딩하다'는 '구속력이 있다' 정도로 해석하시면 될 것 같고요. 그러면서 또 하나 지적이 나오는 부분, 바로 '사실상의 전략자산 상시 배치'도 오히려 북한을 안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바닷속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불안했던 전략핵잠수함, '이제는 부산에 있구나' 또는 '이번에는 제주에 있구나' 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야권에서는 실익이 없는 한미 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하는데요. 비슷한 혹평은 여권 일각에서도 나옵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아메리칸 파이를 잘 부르시던데 파이라는 게 우리가 파이를 키운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아메리칸 파이는 좀 키웠는지 모르겠는데 코리안 파이를 뭐를 얻어 왔냐. 박수를 덜 받더라도, 덜 화려하더라도 꼭 귀국 길에 챙겨 오는 게 있어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화려하고 화려했지만 속 빈 강정이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오늘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제18회 국무회의 : 세계 최강 국가와 70년간 동맹을 맺어왔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한·미 동맹 70년의 역사는 그냥 주어진 건 아닙니다. 국가 관계에 있어서 고마운 것이 있으면 고맙다고 얘기할 줄 아는 그런 게 있어야 국격이 있고…]
"고마우면 고맙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굳이 미국의 고마움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국무회의에서 다시 한번 강조해야 했는지에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이미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부터 바이든 대통령과는 달리 '국내용 메시지'를 하나 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윤 대통령입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한미일 대 북중러', 이렇게 명확해지는 구도 속에 높아지는 안보 위기에 대한 해결책일 텐데요.
마침 윤 대통령, 오늘 국무회의에서 이제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취임 1주년에 대해 짧게 언급했습니다. '자유와 혁신'을 외쳤는데요. "가치도 좋지만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보 환경, 그리고 국익을 챙겨야 한다"는 쓴소리는 새겨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18회 국무회의 : 이제 정부 출범 1주년이 됩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자유와 혁신이 넘치는 더욱 자랑스러운 나라로 변화시켜 갑시다.]
[문정인/연세대 명예교수 (KBS '여의도 사사건건' / 어제) : 자유의 신념도 좋고 그다음에 자유의 나침반이 되는 것도 다 좋은데 국익도 좀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가치와 국익은 상당히 보면 충돌을 해요. 미국의 사례를 보세요. 뭐 미국 민주당들이 가치 들고나왔지만, 결정적 순간 가서는 국익,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서 가치를 포기하는 경향이 많거든요.]
< 대표 말고 원내대표 > 미국 방문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는 첫 번째 픽에서 보신 것처럼 나왔고요. 그렇다면 이제는 여의도 정치권에 설명할 차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오늘 저녁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합니다. '5부 요인'에게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야당은?"입니다.
[김종혁/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사실 외교라는 것은 외교·안보는 초당적으로 이루어져야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무슨 북한의 핵위협이라는 것이 무슨 좌나 우를 나눠서 대응해야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도 예를 들면 원내대표단을 불러서 같이 설명을 하고 그다음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실제 역대 대통령들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여야 대표와 공유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번 정권과 줄곧 비교되는 MB 때를 살펴볼까요. 국빈 방문을 포함해서 3번 미국을 찾았고, 돌아와서는 여야 대표에게 보자고 했습니다. 미국의 확장억제 명문화, 자유무역협정 체결, 미국산 소고기 수입 등 민감한 의제들을 다루고 온 뒤였습니다. 한 번은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반발해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가 거부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대통령실에도 관련 질문 들어갔습니다. "야당 지도부 만나서 설명하는 자리도 있을지 궁금하다"는 질문이었는데요. 묻기는 '지도부'로 물었는데, 답변은 '원내대표'로 돌아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 (음성대역) : 제1야당의 원내대표도 새로 뽑히고 해서 여야 원내대표 간에 여러 가지 회동이 있을 수 있고…그런 부분이 여야 원내대표들 간의 모임에서 제기가 될 수 있고, 여야 원내대표 간에 합의가 된다면 대통령실로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말에 숨은 뜻, "이재명 대표는 여전히 만날 생각이 없다"가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이 다 돼가도록 야당 지도부와의 공식 회동은 단 한번도 없었죠. 심지어 올 초 윤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 이 대표를 향해서, 국민의힘은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습니다.
[정진석/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1월 12일) : 제발 좀 발목 잡기, 발목 꺾기 하지 말고 국민이 선택한 윤석열 정부가 일 좀 하게 협조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과의 면담 얘기도 나왔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지금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박홍근 전 원내대표는 왜 안 만났는지가 궁금한데요. 박 전 원내대표와 신임 박광온 원내대표, '친명계'와 '비명계'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야당 '갈라치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오는 가운데, 박 원내대표로서도 난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지도부, 즉 이 대표와 논의하겠다고 했습니다.
[김한규/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당대표하고의 어떤 회담이라든지 기타 논의가 없이 원내대표단이 먼저 논의한 사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할 때 구체적으로 제안이 들어오면 논의를 하겠습니다만 저희가 볼 때는 좀 이례적인 제안이고, 기존의 관례나 상식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픽과 마찬가지로, 이 지점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난 1년에 대한 평가를 해볼 수 있을 텐데요.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아메리칸 파이'까지 불렀던 윤 대통령, 이렇게 가까운 사람한테는 잘 하지만요. 생각이 조금 다르거나 경쟁했던 사람과는 대화도 안 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성민/정치컨설팅 민 대표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대부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검사를 오래 하셔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정치라는 것은 하나만 같아도 동지로 보는 영역이지, 하나만 달라도 적으로 보는 영역은 정치가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서 1년을 지켜봤는데 정치보다는 검사의 스타일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 '우대국' 복귀 언제? > 윤 대통령이 친밀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 오므라이스도 함께 먹은 기시다 일본 총리가 아닐까 싶은데요. 한일 양국은, 기시다 총리가 다음주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는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현지시간 지난 1일) : 셔틀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정상 간의 깊은 신뢰관계를 배경으로 향후 한·일 관계의 가속화와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해 과감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 ANN 보도 : 방문은 (5월) 7일과 8일 이틀간 예정이며 양국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한 문제와 중국 대응 등 안보 분야가 주요 의제입니다.]
일본이 NCG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의 주도권은 윤 대통령이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우리는 주도권을 지렛대로 일본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국민들이 제일 원하는 부분, 강제동원 배상안 발표 때 나온 '빈잔 채우기'일 것 같은데요. 어제 짚어드린 대로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도 경제·안보 문제에 집중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정도는 확실히 해둬야겠죠. 우리나라는 지난달 24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 즉 수출 심사 우대국으로 복귀시켰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28일에서야 절차를 개시해서, 결국 우리 고위 당국자가 다시 한번 아쉬운 소리를 하게 만들었는데요.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앞으로 일본 측 화이트리스트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기를 희망하며 항공편 추가 증편, 고교생·유학생 등 미래세대 교류 확대 등을 통한 양국 인적 교류 회복, 민간·정부 차원의 대화채널 복원·확대도 보다 가속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 정상외교는 '기브 앤 테이크'라는 점,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뉴스픽3는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아보시죠. 뉴스픽이었습니다.
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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