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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은행 막힌 자영업자들, 2금융권으로...1년새 대출 78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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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은행권 대출에서 밀려난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을 찾고 있다. 지난해 2금융권에서만 자영업자 대출이 78조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도 늘어 오는 9월 상환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동시다발 부실' 우려가 커진다.

7일 한국은행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2금융권(비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401조30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8조4000억원(2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난 금액(32조200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많다.

은행권에서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이 5.5%에 그치며 주춤했을 때 상호금융, 저축은행, 보험, 여전사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2금융권 비중이 39.4%를 차지한다. 2금융권에서도 고금리로 분류되는 저축은행, 여전사, 대부업 대출 잔액이 55조9000억원이다.

자영업자 대출이 2금융권에서 급격히 는 것은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져서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실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해 은행권에서 여신 심사를 더 까다롭게 보기 시작했다. 또 이미 자영업자들이 은행권에서 돈을 빌릴 만큼 빌려 추가 대출이 힘든 상황도 겹쳤다.

지난해말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다중채무)받은 자영업자도 307만명으로 전년보다 17.1% 증가했다. 다중채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720조3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70.6%를 차지한다.

은행권에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2금융권으로 자영업자 대출의 중심이 이동하고, 여러 곳에서 중복 돈을 빌리면서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서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빚을 돌려막기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우려는 더 커진다. 지난해 말 다중채무자의 연체액 규모는 8조1000억원에 이른다. 연체율은 1.1%로 전체 자영업자 연체율의 4배가 넘는다. 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차주 수도 33만8000명에 달한다.

문제는 오는 9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4월부터 시행됐던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의 원금과 이자 상환유예가 종료된다는 점이다. 5대 시중은행이 상환유예 중인 금액만 약 1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환유예 지원이 끝나면 일시적으로 부실이 급증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상환유예 조치를 받은 차주의 상환 능력이 매우 떨어진 것으로 본다. 특히 다중채무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부실이 다른 금융사로 전이될 위험도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을 신청한 자영업자는 2만3067명(3조4805억원)으로 집계된다.

진 의원은 "자영업 다중채무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질적인 악화가 확인된다"며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을 높이는 맞춤형 지원방안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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