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 코끼리의 사진을 찍는 사람들.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에서 야생 코끼리 떼가 경작지를 휘저으며 훼손하자 화난 농민들이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스리랑카 북부 야생동물 보호지역 윌파투 국립공원 인근에서 야생 코끼리 약 50마리가 마을 7곳을 돌아다니며 경작지의 절반가량을 짓밟고 작물을 먹어 치웠다.
놀란 주민은 코끼리 떼가 학생을 공격할까 봐 학교로 달려가 경비에 나서기도 했다.
야생동물 관리자들은 트랙터와 폭죽 등을 동원해 이 코끼리 떼를 국립공원으로 되돌려 보낼 계획이지만 관련 작업은 미뤄지고 있다.
지역 공무원 찬드라다사는 "최근 내린 비 때문에 코끼리 떼 대응 작업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은 이날 정부에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플래카드를 휘두르며 지방 정부 사무소를 공격하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주민들은 코끼리를 쫓기 위해 설치한 전기 철조망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코끼리에 맞서기 위해 무장한 채 경비에 나서기도 했지만, 당국이 남용을 막겠다며 무기를 회수해 갔다고 말하며 불만을 터트렸다.
스리랑카에는 2020년 기준으로 약 7천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1900년대 초에는 이 수가 1만2천마리에 달했다.
현지 주민은 대체로 코끼리를 숭상하지만, 일부는 독극물 등을 동원해 농경지에 접근하려는 코끼리를 죽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해마다 약 250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죽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끼리에 의해 희생되는 주민의 수도 연간 약 50명에 달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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