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현지시간) 안방에 중앙아시아 5개국 대통령을 불러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중국은 다음날 일본에서 개막하는 G7 정상회의에 맞서 우호국 포섭에 나선 모양새다.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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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부터 이틀간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열리는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담을 주재한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참석한다. 시 주석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첫 대면 정상회담으로, 5개국 정상은 개별적으로 시 주석과 양자 정상회담도 진행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협력과 안보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최근 이탈리아의 이탈로 타격을 입은 중국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강화 방안도 중요한 의제로 꼽힌다.

이번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담이 중국과 러시아 견제 방안을 논의하는 G7 정상회의 개막 하루 앞서 열린 만큼, 중국은 우군 과시에 나섰다.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전날 시 주석과 양자 회담 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대만과 어떤 형태의 교류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또 중국-카자흐스탄 원유 수송관과 중국-중앙아시아 가스 수송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틈타 중앙아시아 5개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이들 국가는 소련에서 독립한 뒤에도 각 분야에서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지만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와 거리를 두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방문을 중단하고 있던 시기에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방문하며 중앙아시아에 공을 들였다.

중국 외교부는 G7 정상회의과 달리 이번 중국-중앙아시아 회담은 다른 나라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지는 중국이 중앙아시아를 우군으로 삼으려 한다는 시각은 서방 국가들의 ‘여우와 신포도’의 심리라고 비난했다. 뭔가를 얻으려다 실패했을 때,애초부터 자신이 그것을 원치 않았던 것처럼 가장한 여우와 같다고 꼬집은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위기 이후 서방 국가들의 중앙아시아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중앙아시아에서 서방의 영향력은 중국과 러시아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에 중국의 협력과 투자를 과장하고 비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