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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기시다, G7 전날 미ㆍ영 정상과 연쇄회담…"막판 의제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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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9일부터 사흘간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연쇄 회담에 나섰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對)러시아 제재 문제, 중국ㆍ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 등의 의제에 대해 사전 조율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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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날인 18일 오후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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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일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6시2분부터 1시간 10분간 히로시마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양국 정상회담은 지난 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이후 4개월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미ㆍ일 동맹은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며 “미ㆍ일 양국은 안보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다층적이고 견고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법치주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질서를 지키겠다는 G7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초석(cornerstone)’은 통상 미국 측이 미ㆍ일 동맹을 강조할 때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다. 미국은 한ㆍ미 동맹에 대해선 주로 ‘핵심축(linchpin)’이란 표현을 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일본의 리더십으로 G7의 관심사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ㆍ일이 단결하면 우리는 더 강해지고 세계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영토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사람들을 지원하고, 러시아의 잔인한 침략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등 공통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일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회담에서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등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먼저 전달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역내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한국과의 양자 관계 개선을 위한 기시다 총리의 용기 있는 노력에 찬사를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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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일본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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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역 내 현안인 안보 위기와 관련해 “핵 비확산 노력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ㆍ태평양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협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중국의 해양진출 움직임과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 등으로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 미ㆍ일 동맹의 억지력과 대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이번 회담에선 미ㆍ중 전략경쟁 상황에서의 반도체 및 주요 광물 자원의 공급망 강화 등 경제안보 협력과 새로운 대러 제재 방식 등이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수낵과는 실무 만찬 회동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이날 오후 7시55분쯤 히로시마 시내의 한 일식집에서 수낵 총리와 만찬을 겸한 정상회담(Working Dinner)에 들어갔다. 앞서 영국 정부는 일ㆍ영 양국이 이번 회담에서 안보와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 협정인 ‘히로시마 합의(Hiroshima Accord)’를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수낵 총리는 방일 전 “히로시마 합의가 양국 군대의 협력을 강화하고 경제를 함께 증진하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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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전날인 18일 요코스카 기지에서 이즈모함을 시찰한 뒤 하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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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수낵 총리는 이날 일본 해상자위대 기지를 방문해 호위함인 ‘이즈모함’에 승선했다. 이즈모함은 수직 이ㆍ착륙형인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사실상의 경항공모함이다. 영국도 F-35B를 운용하는 만큼 유사시 상호 운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시다 총리는 18일 오후 미ㆍ영 정상과 회동하기 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도 만났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영국ㆍ이탈리아와 함께 F-2 전투기를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이 이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유럽 주요국과 이같은 안보ㆍ방위산업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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