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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G7 정상회담

G7인데 모인 지도자는 20명 가까이... 자국 중심 ‘단일대오’ 노리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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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한 7국(G7) 정상회의에 평소보다 많은 각국 지도자가 모이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G7은 원래 7개 국가의 모임이지만 초청국, 동행 지도자 등이 몰리면서 이번 회의에는 20명 가까운 지도자가 결집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의장국 일본이 굵직한 국제사회 화두를 놓고 주요국을 결집하려고 판을 키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영국 BBC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서방권 합의체보다 훨씬 글로벌한 연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게스트 명단에 없는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국제 질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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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7국(G7) 정상회의 업무 만찬에서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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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가까이 모인 정상급 지도자

G7은 원래는 이름 그대로 7개 국가의 모임이다. 1970년대 금본위제 폐지와 석유 파동 등 세계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형성됐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가 정회원 국가다.

G7은 소련 붕괴 후 1998년 러시아가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G8이 됐으나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을 이유로 퇴출당했다.

통상 G7 정상회의에는 7국 정상에 몇 개 초청국가 정상이 참여하지만 올해는 그 수가 유독 많다. 초청국 지도자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호주, 인도,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코모로, 쿡 제도까지 8개 국가에서 모였다. 여기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안토니우 그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까지 합치면 전체 정상급 지도자는 20명 가까이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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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에서 19일 개막한 7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정상 등이 원폭 참상을 알리는 평화기념공원에 헌화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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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서 개최하며 핵 카드 만지는 러시아 견제

일본이 이처럼 참가국 수를 대폭 늘린 것은 현재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BBC는 “기시다의 가장 분명한 목표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한 연합전선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각국 정상은 G7 개막 직후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침을 밝혔다. 경제적·인도적·군사적·외교적 측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정상회의 개막 직전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면 참석을 전격 결정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히로시마를 개최지로 선정한 것도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를 개최지로 선정하면서 러시아가 전술핵무기 카드를 만지작대는 것을 다시 환기시킨다는 것이다.

BBC는 다만 초청국 상당수가 이 같은 의도에 선뜻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참가국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인도는 에너지 수입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지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시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다. 인도는 서방이 러시아산 석유에 부과한 가격상한제 등 제재에도 반발하며 오히려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베트남도 무기와 비료 등 부문에서 러시아 의존도가 높다. 인도네시아도 러시아산 무기를 상당량 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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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산시성 시안에서 열리는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단체 사진을 찍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7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시기와 같은 때에 맞춰 열리는 이 회의는 중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정상이 참석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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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도 원하지만 유럽 각국은 ‘동상이몽’

일본으로선 러시아 외에 중국에 대한 견제도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내고 싶은 목표다.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아시아 지역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G7 유일 아시아 국가이기 때문이다.

BBC는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한 G7 회원국인 일본은 이번 정상회의가 대만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중국에 대응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에서 벌어지는 우크라이나전에 일본이 함께 대응해주듯, 대만해협 군사 긴장에 유럽이 함께 나서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은 러시아와 달리 글로벌 공급망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이 같은 단일대오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서구 국가들은 선거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중국이나 북한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후 양안(兩岸) 갈등에 대해 “우리 일이 아닌 위기”라며 선을 그은 것이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BBC는 “물론 지난 1년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나 대만에 대한 약속에 있어서 동요하지 않았다”면서도 “G7은 2019년 호주산 제품 수입금지, 2017년 한국 기업을 겨냥한 조치 등 자국에 비판적인 행동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보복조치를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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