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집회를 벌인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이 지난 17일 서울광장에서 노숙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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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정부는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1박2일 총파업 결의 대회를 계기로 집회·시위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하는 데 뜻을 모았다.
당정은 21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민주노총의 ‘노숙 집회’에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1시간여 비공개로 진행된 협의회에서 당정은 노숙 집회로 집회·시위와 관련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하며 집회·시위와 관련한 제도상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이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할 수 없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한 집시법 제10조가 헌법불합치라고 결정을 내렸다. 다만 헌재 결정의 취지는 해가 진 후의 옥외집회를 모두 제한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기 때문에 옥외집회 금지가 필요한 심야 시간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회는 현재까지도 집회 금지 시간대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방식으로 해당 집시법 조항을 개정하지 않았다. 야간 집회·시위를 제한할 근거 법령이 없는 상태다. 민주노총이 지난 16~17일 1박2일간 서울 도심인 세종대로 일대를 점거하고 노숙하며 시위를 벌여도 규제할 방법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당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심야 시간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부분에 대해 적절한 제한을 하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도 (국회가) 직무 유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정은 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대책으로 소음 규제, 야간 집회, 현수막 설치 등과 관련한 규정 보완을 거론했다고 한다. 당정은 다른 시민들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고 일상을 파괴하는 수준의 불법 집회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당정은 기존 발의 법안 처리를 추진하는 한편, 집회·시위법 관련 보완책 마련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2020년 6월 집회·시위 금지 시간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로 구체화한 집회·시위법 개정안을 발의한 적 있어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 처리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정은 ‘문화제’를 빙자한 야간 집회·시위 규제와 불법 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유사 집회에 대한 금지·제한 방안도 보완책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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