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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G7 정상회담

중 “마이크론 금지”…G7 ‘경제강압 대응’ 벌써 시험대[G7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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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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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김지헌 기자]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제품에서 보안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주요 수요처의 구매를 중단시켰다.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중국을 직접 겨냥한 내용이 대거 포함되자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억제하려는 G7의 대중 경제 안보 공동대응이 시작부터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마이크론 제품에는 비교적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문제가 있다”며 “중국의 핵심 정보 인프라 공급망에 중대한 안보 위험을 초래해 국가안보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CAC는 표면상 보안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정작 구체적으로 어떤 보안상 문제가 있는지 밝히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조치는 중국의 ‘디리스킹(위험제거)’을 강조한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맞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에 “주요 광물, 반도체·배터리 등 중요 물자에 대해 전세계 파트너십을 통해 강인한 공급망을 강화해 나간다”고 밝히는 등 경제안보 관련 내용을 대거 포함시켰다.

또 경제적 강압을 공동으로 평가하고 억제·대응하는 새로운 틀인 ‘경제적 강압에 대한 조정 플랫폼’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희토류 등 광물이나 중요 물자 수출 제한 등으로 특정국 외교정책에 압력을 가하는 것을 염두에 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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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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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대해 “핵심 기술에 대한 중국 접근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크론 기술은 한국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제품으로 쉽게 대체될 수 있어 중국의 명백한 첫 번째 표적이 됐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수사국(FBI) 출신으로 보안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홀든 트리플릿은 블룸버그통신에 “CAC의 이번 결정은 미국에 대한 보복 외에는 다른 걸 생각할 수 없다”며 “이는 순전히 정치적인 결정으로, 어떤 분야든 다음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마이크론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중국에 진출한 마이크론은 지난해 글로벌 매출 308억달러 가운데 11% 가량인 33억달러를 중국에서 기록했다. 최근 몇 년 간 미·중 관계 악화에 중국 사업을 축소했지만 여전히 상하이와 베이징, 선전에 약 3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로 마이크론이 얼마나 타격을 받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영향은 상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마이크론이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이크론과 YMTC는 낸드 플래시 분야의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번 미·중 반도체 갈등이 한국 업체에 피해를 줄까 우려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당장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칩 갈등 국면이 고조화되면서 한국기업들 입장에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구매 중지가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FT는 중국이 마이크론의 자국 내 반도체 판매를 금지할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이 이 자리를 채우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미국 정부가 한국에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정동 테크인사이트 수석기술연구원은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 비보, 오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5(LPDDR5) D램과 낸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미국이 실제로 금지 요청을 할 경우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매출이 감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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