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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압박속 경제결속 강화한 중러…교역 2천억불 조기달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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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디커플링 '동병상련'의 양국, 러총리 방중으로 결속 강화

연합뉴스

방중한 러시아 총리와 악수하는 시진핑
(AP.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러시아 총리의 방중을 계기 삼아 중국과 러시아가 서방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에서 특정국 배제)'과 제재에 맞서 양국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로이터 통신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양측간 무역·서비스 부문 투자협력 심화, 농산물 수출 등과 관련한 합의를 담은 복수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리 총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실무 협력은 지속적·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전망이 넓고 밝다"며 "중국은 양국의 무역 왕래를 지지하고 호혜 협력을 전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슈스틴 총리는 "오늘날 양국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있다"며 "상호 이익을 존중하고 도전에 공동 대응하고자 하는 열망을 특징으로 하며, 이것은 국제무대의 혼란과 서방의 압박과 관련이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중국 친구들이 말했듯 단결은 산을 움직이게 한다"며 양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아울러 시진핑 국가주석은 같은 날 미슈스틴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러시아와 경제·무역·투자 협력의 수준을 높이고, 에너지 분야 등에서의 협력을 공고화하고 확대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러시아와 상호 핵심 이익에 관한 문제에 대해 계속 확고히 지지하길 원한다"며 "유엔,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 무대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슈스틴 총리는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세계 다극화 과정을 추동하고,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공고히 하길 원한다"며 "러시아 측은 중국과의 인적교류를 한 층 더 강화하고 러·중 우호가 대물림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상하이에서 열린 중러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양국 협력과 관련한 장밋빛 전망들이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잇달아 제시됐다.

포럼에서 미슈스틴 총리는 올해 양국간 교역액이 2천억 달러(263조원)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작년에 2021년 대비 29.3% 증가하며 약 1천900억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애초 양국이 2024년 달성을 목표로 했던 2천억 달러 도달 시점을 1년 앞당기는데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올해 1∼4월 중·러 교역 규모가 731억4천만 달러(약 9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 증가했기에 이 추세대로라면 목표 조기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또 러시아의 에너지 외교를 담당하는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올해 러시아의 대중국 에너지 공급량이 작년 대비 40%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전권대표는 "한 달 안에" 러시아 극동 지역에 중·러 합작기업 여러 개가 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동부 지린성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내륙 화물 교역 중계항'으로 사용하게 된 데 이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중러 경협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고였다.

지난 3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과 그에 따른 정상회담이 양국간 전반적인 전략 협력 공고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미슈스틴 총리의 방중은 실질적 경제 협력 쪽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평가된다.

전용기편으로 22일 방중한 미슈스틴 총리 일행이 노박 부총리를 포함해 부총리 3명과 문화·농업·교통·경제발전부 등의 장관 5명, 대기업 관계자 등 총 수백명에 달한 것이 이번 교류의 지향점을 말해줬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전면적 경제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와, 반도체 등 핵심 산업 영역에서 미국의 '디커플링' 또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 압박에 직면한 중국이 '동병상련'의 상황에서 이번에 한층 더 경제적 결속을 강화한 모양새였다.

더욱이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대러 제재 견지와 중국의 '경제적 강압' 문제를 거론하고, 핵심 공급망에서 과도한 대중국 의존을 줄이기로 하는 등 중·러를 동시에 견제한 뒤라 양국의 결속은 서방의 견제와 압박에 대한 '반작용'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의 대중국 의존이 심화하는 형국이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통해 에너지 및 식량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발 디커플링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과 최근 잇달아 접촉하는 등 다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는 경제에 관한 한 중국 이외의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총리 만난 리창 중국 총리(좌)
(EPA.연합뉴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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