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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盧참모 조기숙 "욕설댓글 개딸, 트럼프 지지자와 굉장히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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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를 펴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학과 교수는 2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민주당은 이기는 놈이 내 편이고 우리가 이기는 게 정의라는 ‘승리 이데올로기’에 갇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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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23일 국제교육관 연구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조 교수는 이날『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라는 책을 펴냈다. 김현동 기자 2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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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 교수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승리의 요인인 ‘유권자 연합’이 현재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이 계속 강성 당원에 끌려가면서 약한 고리가 중도층으로 빠져나갔다”라며 “20대가 먼저 떨어져 나갔고, 그다음에 30대·50대 중도층이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2년 차에 치러지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힘 좀 실어주자’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면서 “민주당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총선 결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과거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렸을 정도로 보수 진영과 거칠게 맞붙었다. 그런 그가 민주당 비판 서적을 출간한 이유를 묻자 “민주당을 이대로 놔두면 회생의 가능성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지난해 대선 패배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명분과 가치가 무너져 당이 내분에 휩싸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조 교수와의 인터뷰는 책 출간일인 지난 23일 이화여대 연구실에서 진행했다.

Q :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근거로 총선 승리를 자신한다.

A : “구도만 보면 국민의힘이 유리하다. 민주당은 이재명 간판으로 치른 두 번의 선거에서 패했는데, 지금도 플러스 요인이 없다. 과거 대통령 임기가 절반이 지나지 않은 시점의 역대 선거에서는 대통령을 도와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게다가 현재 중도층은 민주당에 대한 혐오가 더 크다.”

Q : 민주당 강경파는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이긴다고 주장한다.

A : “그들의 논리는 ‘노무현은 양심적으로 정치하다가 검찰에 죽임을 당했고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노무현처럼 착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재명처럼 독한 사람을 내세워서 검찰도 쓸어버리고 언론도 쓸어버리자는 것이다. 이건 반민주적인 사고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진단도 아니다.”

Q : 그런 태도가 ‘유권자 연합’ 붕괴의 원인인가.

A : “민주당은 도덕성을 가져야 승리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상식과 염치를 잃고, 보수처럼 ‘무조건 정권만 잡자’는 식이다. 민주당이 가진 장점을 모두 버리고 보수처럼 행동하는데 누가 권력을 주겠나. 외려 요즘 보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로 투명해졌다. 검찰 수사에 방탄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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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민주당이 지금처럼 40대의 견고한 지지를 확보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톨영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며 “노 전 대통령은 이념의 정치가 아닌 상식의 정치를 추구했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이념도 아닌 승리 이데올로기에만 갇혀있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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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과거에도 노사모 팬덤이 있었다. 개딸 팬덤은 그때와 다른가.

“좀 다르다. 제가 경험한 것만 봐도 이재명 지지자 댓글 중엔 욕설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트럼프 지지자들과 굉장히 유사한 포퓰리즘이다. 과거 노사모에서 찾아볼 수 없던 모습이다. 내가 알고 지내던 노사모 회원들은 대부분 현재 민주당을 나왔다.”

Q : 이재명 대표는 노무현의 계승자를 자처한다. 인생역전 스토리도 비슷하다.

A : “노무현은 혁신가고, 이재명은 포퓰리스트다. 둘은 비슷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포퓰리스트는 사람이 중요하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딱 포퓰리스트의 구호다. 그런데 혁신가는 늘 제도 개혁을 고민한다. 이게 결정적인 차이다.”

인터뷰가 진행된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4주기였다. 조 교수의 연구실 책장엔 노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그는 책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패배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분석하면서도 “조국 전 장관 임명 같은 정무적 결정을 통해 민주당을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다”고 적었다.

Q : 문재인 정부에서 왜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고 보나.

A : “친노(親盧) 사이에선 이해찬 전 총리가 3·1절 골프 사건으로 사퇴하면서 참여정부가 무너졌다는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다. 비판을 감수하고 버텼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런 잘못된 복기(復棋)가 조국 장관 임명에 영향을 준 것 같다. 하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민주당은 염치를 잃어버린 정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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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걷고 있는 조기숙 당시 홍보수석의 모습. 중앙포토



Q : 그래도 지지층이 결집해 2020년 총선을 압승했다는 게 민주당 강경파 논리다.

A : “2020년 총선도 구도는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선거 전략이 매끄러웠다. 당시 이해찬 지도부는 ‘조국 선거’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무명의 강선우 의원과 경선을 붙였고, 금태섭 의원 저격수를 자처하던 김남국 의원을 경기도로 옮겼다. 게다가 정부 코로나 방역에 대한 외신의 호평이 있었고, 자유한국당은 대책 없는 전략으로 선거에 임했다.”

Q : 민주당 강경파는 당원 권한 확대를 주장한다.

A : “이론적으로는 맞으나 위험하다. 민주당은 당 가입에 진입 장벽이 없고, 교육도 받지 않는다. 당원으로서의 소양을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을 주겠다는 건데, 이들 대부분이 포퓰리스트 지지자다. 강성 당원이 주류인 상황에서 그런 방안은 당 대표 독재를 강화한다.”

Q :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떤 혁신을 해야 하나.

A : “제일 큰 혁신은 일반 국민도 참여하는 개방형 국민 경선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민주당 찍던 사람들이 되돌아오지 않을 수 없다. 강성 지지층끼리 정하지 않고 일반 국민이 참여하면 합리적인 집단지성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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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이화여대 국제학과 교수는 최근 펴낸 저서 『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테라코타)를 통해 “민주당은 외부 요인에 의해 무너진 게 아니라 스스로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며 “정체불명의 아노미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테라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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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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