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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질도 하게 해달라" 노예 거래 게임 등장…브라질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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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게임은 단순 오락 목적"

인종차별 논란에 결국 삭제 조치

브라질에서 가상의 흑인 노예 캐릭터를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 등장해 공분을 사고 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문제의 앱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25일(현지시간) CNN·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브라질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노예제도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의 게임이 출시됐다.

해당 게임은 사용자가 '폭군' 또는 '해방자' 중 원하는 성향을 선택한 뒤 가상의 노예를 소유한 채 노동을 시키거나 교환 또는 거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게임 속 흑인 캐릭터의 손목과 발목, 목 등에는 쇠사슬이 둘러져 있다.

아시아경제

브라질 게임 '노예제 시뮬레이터' 실행 화면. [이미지출처=CNN]


이에 대해 제작사(메그너스 게임스) 측은 "게임은 오락 목적으로만 만들어졌다"며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노예제에 대해 반대하고 비난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게임 콘텐츠는 허구이고 역사적 사건과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이 게임은 미성년자를 포함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게 돼 있어 출시 직후 1000회 넘게 다운로드됐다. 특히 게임 리뷰 중에는 "더 많은 고문 옵션이 부족하다"며 "채찍질을 넣어달라"는 글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게임이 인종차별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브라질 의원 올랜드 실바 또한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오락적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하며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구글 측은 게임 출시 한 달여 만인 지난 24일 이 앱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들은 여전히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측은 성명을 통해 "인종이나 민족을 기반으로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거나 증오심을 조장하는 앱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정책 위반 사안이 확인되면 적절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질은 노예제도가 가장 늦게 폐지된 나라로 1888년 폐지됐다. 이는 1863년 노예 해방 선언을 한 미국보다 20여년 늦은 시기다. 1500년대 중반부터 1800년대 후반까지 400만명의 아프리카 주민이 브라질로 넘어와 설탕과 커피 농장 등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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