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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피해자보호 사각지대 '데이트폭력'…외국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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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폭력·가정폭력 범위 확대해 폭넓게 보호하는 추세

국내 법개정 논의 7년째 공전…"가정폭력과 본질적으로 유사"

연합뉴스

여성긴급전화 1366
[촬영 남궁선]



(서울=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최근 서울 금천구에서 데이트폭력(교제폭력) 신고에 불만을 품고 연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각지대에 놓인 데이트 폭력 피해자 보호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현행법상 데이트폭력은 가정폭력·아동학대·스토킹과 달리 접근금지 등 조기에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반면 미국과 영국 등은 데이트폭력을 여성 상대 폭력 또는 가정폭력의 범주에서 폭넓게 규제한다.

29일 박상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법학박사)이 학술지 젠더법학에 지난 1월 실은 논문 '데이트폭력 규제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모색'에 따르면 미국은 1994년 여성폭력방지법 제정 이후 피해자 보호 범위를 확대해왔다. 현재는 가정폭력·성폭력·데이트폭력·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모두 이 법에 따라 보호받는다.

영국은 2012년 가정폭력의 정의를 '사회적·생물학적 성별에 관계 없이 가족구성원 또는 친밀한 파트너 관계거나 그런 관계였던 16세 이상인 자 사이에서 행해진 신체적·성적·폭력적·위협적 행동 등'으로 넓혔다. 과거 배우자 또는 파트너였거나 서로 결혼 의사가 있는 관계에도 적용된다.

일본은 배우자폭력방지법과 스토커규제법으로 데이트폭력에 대응하고 있다. 기존 배우자폭력방지법은 한국의 가정폭력처벌법과 비슷하게 배우자, 이전 배우자, 사실혼 배우자 간의 폭력을 규제했다. 그러다가 2013년 적용 대상을 '생활 본거지를 같이하는 교제 관계'로 확대했다.

연합뉴스

구속심사 향하는 '시흥동 연인 보복살해범'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모씨가 28일 남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금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3.5.28 hama@yna.co.kr


한국에서는 2015년 9월 연인의 외도를 의심한 남자친구가 40대 여성을 살해해 장롱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지자 이듬해부터 데이트폭력 관련 법안 10건이 발의됐다. 이 중 일부는 임기 만료로 폐기되고 현재 4건이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은 모두 데이트폭력 범죄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조치 등을 주된 내용으로 삼았다. 법률 체계상으로는 ▲ 별도의 특별법 제정 ▲ 스토킹과 통합해 특별법 제정 ▲ 가정폭력처벌법에 편입 등 방안이 거론된다.

박 연구위원은 이 가운데 데이트폭력을 가정폭력처벌법의 규율 대상으로 포함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친밀한 관계 사이의 폭력이라는 데이트폭력의 속성이 가정폭력과 본질적으로 유사하고,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에 이미 임시조치와 피해자보호명령 제도 등이 마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가정폭력과 관련 범죄의 정의에 데이트폭력과 데이트 관계를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호명령이나 임시조치·긴급임시조치 등을 위반한 경우 벌칙을 부과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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