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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삼성바이오에피스, '연 4억' 희귀질환 藥 '솔리리스' 시밀러 EMA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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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혈액질환 치료제

평생 맞아야 해 환자 부담 커

암젠 '베켐브' 등과 경쟁 전망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간 투약 비용이 4억원에 달하는 고가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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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 [사진제공=삼성바이오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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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Epysqli, 개발명 SB12)'의 품목허가를 최종 획득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3월 30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 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판매 허가 긍정의견을 획득한 지 두 달 만에 최종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에피스클리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 시장에서 승인받은 7번째 바이오시밀러이자 혈액질환 치료제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바이오시밀러가 됐다. 기존의 자가면역·항암·안과 질환 치료제에 이어 혈액질환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솔리리스는 미국 알렉시온(Alexion)이 개발한 난치성 희귀 혈액질환 치료제다. 혈액 내 적혈구 파괴로 발병하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이 핵심 적응증으로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 전신 중증 근무력증(gMG) 등에도 쓰인다. 솔리리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37억6200만달러(약 5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눈여겨본 아스트라제네카가 2020년 390억달러(약 52조원)라는 대규모 인수합병(M&A) 금액으로 알렉시온을 인수하기도 했다.

PNH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는 골수 이식뿐이다. 솔리리스는 병을 더 악화시키지 않게 하는 약품이라 계속해서 약을 투여받아야 한다. 이에 연간 치료 비용이 4억원에 달하는 만큼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컸다. 통상 바이오시밀러의 약가는 오리지널 대비 30~40%가량 낮게 형성되는 만큼 에피스클리 등 바이오시밀러의 출시가 이뤄질 경우 해당 질환 환자들의 비용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고려해 에피스클리 임상 참여 환자들에게 최대 2년간 에피스클리를 무상 제공하는 연장 공급도 진행하기도 했다.

에피스클리(SB12) 임상 3상 총괄 책임자(PI)인 장준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에피스클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비교 임상을 통해 동등성을 입증했다"며 "초고가 의약품의 환자 접근성을 개선해 미충족 수요(un-met needs)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희귀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 재정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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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에피스클리는 앞서 지난 15일께 EMA 승인을 받은 암젠의 '베켐브(Bekemv, 개발명 ABP959)'와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임상 3상 종료는 지난해 8월로 2021년 10월 임상을 끝낸 에피스클리보다 9개월가량 늦게 임상을 끝냈음에도 이후 허가 과정에서는 보다 속도를 내면서 '최초의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타이틀을 얻어냈다.

한편 오리지널 개발사인 알렉시온은 바이오시밀러들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보다 편의성은 높이고 약값은 낮춘 '울토미리스(성분명 라불리주맙)'을 통한 점유율 수성에 나서고 있다. 병당 가격은 더 비싸지만 투약 주기가 솔리리스의 2주 대비 월등히 긴 8주여서 연간 투약 비용은 울토미리스가 오히려 약 30%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간 30~50%에 달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솔리리스를 대체하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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