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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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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훈육 않겠다"…누리꾼 공감한 초등 교사의 한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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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교사의 교직 만족도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아이들을 훈육하지 않겠다는 한 교사의 글이 올라와 화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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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교직 만족도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아이들을 훈육하지 않겠다는 한 교사의 글이 올라와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왜 우리가 아동학대 위험을 무릅쓰고 훈육해야 하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초등학생 교사라고 주장한 글 작성자 A씨는 "애들한테 그냥 싫은 소리 안 한다"며 "애가 다른 애를 괴롭히며 쌍욕을 하든, 책상을 뒤집으며 난동을 부리든, 온 학교를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르든 그냥 웃는 얼굴로 '하지 말자~' 한마디 작게 하고 끝낸다"고 말했다.

A씨는 "어차피 여기서 훈육한답시고 목소리 높이거나 반성문 쓰게 했다가는 아동기분상해죄(정서적 아동학대)로 고소당하고 변호사비 몇백만원에 경찰서 왔다 갔다 한다"며 "심지어 인권쟁이들한테 잘못 걸리면 교사도 잘린다. 내 삶만 피폐해질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니 문제로부터 눈을 돌리고 조용히 살아야지. 그냥 그 애 때문에 피해 보는 우리 반 아이들이 불쌍할 뿐"이라며 "그렇다고 나는 그들을 위해 내 인생을 희생할 생각이나 용기는 없다"고 토로했다.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래서 내가 뭘 할 수 있는데?'라고 말하고 싶다"며 "학생인권조례, 전교조, 진보 교육감 등 교권 박살 내고 훈육할 권리조차 박탈했는데 도대체 나한테 뭘 바라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교권 얘기하면 자기 옛날에 맞은 이야기밖에 안 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자기모순에 빠진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내가 그걸 왜 신경 써야 하냐.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신경 쓴다고 바뀌는 건 없다"고 했다.

A씨는 "결국 나는 오늘도 누군가가 남긴 명언을 곱씹으며 살아간다. '참교사는 단명한다'"며 "개인적으로 최근 교육 메타를 관통하는 한 마디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표현이 조금 거칠지만 맞는 말" "교권 보호를 못 받으니 저게 최선" "사명감을 요구하는 것부터 요즘 시대에 맞지 않다" "교사도 직장인일 뿐" 등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교직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3.6%)와 '대체로 그렇다'(20.0%) 등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23.6%에 불과했다. 한국교총이 2006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교직 만족도 비율이 20%대를 기록한 건 처음이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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