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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챙길 건 챙기자’…미·중 갈등 속 중국 문 두드리는 무역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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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코트라에 민간 업체까지

현지 상담회 개최 등 적극 나서

헬스·바이오·에스테틱 진출 활발

막대한 소비시장…리오프닝도 기대

중국 시장 활로를 뚫기 위해 무역 업계와 관련 정부기관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중 패권 다툼과 경제보복 등 우려가 여전하지만 재계 등에서는 막대한 인구와 구매력을 지닌 중국 시장에서 “챙길 것은 챙기자”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30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주 정부와 ‘한·연변 경제 무역 협력 상담회’를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상담회에는 한국과 연변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연변주 관계자는 “연변은 의약·식품·의류 등 10대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도 지난 25일 중국 항저우에서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미래협력플라자’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깊어진 가운데, 국내 헬스케어 업계의 진출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앞서 코트라 중국 선전무역관도 지난 4월 중국 대형마트 ‘샘스클럽’ 입점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 120곳을 상대로 한 달간 상담회를 열었다. 미국 월마트 산하 브랜드인 샘스클럽은 코스트코처럼 회원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마트로, 중국에서는 중산층 소비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상담회를 계기로 중국 샘스클럽 40여곳 점포 입점에 성공한 중소기업 ‘씨월드’는 김부각 등 스낵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씨월드 관계자는 “저희 같은 중소기업에 샘스클럽 입점 효과는 어마어마하다”며 “제조과정, 인사, 환경 등 다방면에 걸쳐 까다로운 심사를 벌이기 때문에 ‘샘스클럽에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바이어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최근 미·중 갈등의 진폭이 깊어지는 데다 한국을 상대로 한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민간에서는 상업적 교류가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사실상 종식으로 중국 내수소비 진작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면서, 업계와 이를 지원하는 정부기관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것이 미용 시장이다. 한때 대중국 무역흑자에 큰 기여를 했었던 화장품 수출은 과거 한한령(한류 제한령)과 로컬 브랜드 성장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대신 필러·보톡스 등 에스테틱 시장에서 기회가 열리고 있다.

8년간 중국을 상대로 화장품 사업을 해온 물류업체 대표 A씨는 “전문 미용 시술을 하는 상하이·청두의 피부관리숍에 에스테틱 제품을 다수 납품하고 있는데, 일반 화장품에 비해 가격은 10배 이상”이라며 “오히려 화장품보다 이 시장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삼양홀딩스도 지난 25일 중국 에스테틱 전문기업에 고분자 필러를 수출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맺는 등, 기술력을 지닌 중견 기업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리스크도 상존한다. A씨는 “최근에는 중국의 보복성 통관 지연 때문에 피해가 크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국내 업계가 여전히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막대한 소비시장 때문이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전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갈등도 있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중심으로 블록화 경향도 있는 것은 사실이나 중국과 완전히 떨어질 수는 없다”며 “업계 측면에서는 중국과 협력해야 실리를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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