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 2일(현지 시각) 북한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북한의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가 예상대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끝났다.
안보리는 2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비확산 문제에 관한 공개회의를 열었으나 규탄 성명이나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 등 공식 대응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31일 북한이 ‘만리경 1호’라 명명한 위성을 ‘천리마 1형’으로 부르는 발사체에 실어 발사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당시 발사는 실패였지만 사실상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대북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에콰도르 등 안보리 이사국들은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한국도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미국과 일본 등이 북한의 발사 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며 “다수 안보리 결의의 뻔뻔한 위반이자 긴장 고조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을 옹호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서는 “미국과 동맹국들을 제외한 두 이사국(중국·러시아)이 가만히 앉아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대사는 “실패 여부와 관계없이 안보리가 금지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결의 위반”이라며 “우리의 침묵은 규칙을 위반한 나라가 마음대로 행동하게 부추길 뿐”이라고 주장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도 “위성 대신 핵탄두를 탑재하면 핵무기가 되는 것”이라며 “실패한 발사라고 해서 안보리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옹호해왔던 기존의 입장을 이날도 반복했다. 겅솽 주유엔 중국대표부 부대사는 “북한의 행동뿐 아니라 모든 당사자의 언행을 함께 봐야 한다”며 “북한의 정당한 안보 우려는 오랫동안 미해결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미의 위협에 북한이 대응했다는 취지다. 그는 한미간의 ‘워싱턴 선언’과 최근 한미 연합훈련을 거론하기도 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는 “점점 늘어나는 한미일의 군사 활동이 동북아에서 파괴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긴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근본 원인은 소위 확장억제라는 개념 아래 미국과 그 동맹이 대북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긴급회의는 소집 이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작다고 점쳐졌다. 2017년 대북 제재 강화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 북한의 무력도발 관련 긴급회의는 여러 차례 소집됐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공동 성명 채택 등 공식 대응에는 실패했다.
[조성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