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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특목·자사고 신입생 절반은 강남 3구·목동·중계 ‘학군지’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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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고교다양화’ 기조에 우려

경향신문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한 건물에 학원 간판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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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특목고(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진학한 서울 중학생 중 절반 가까이는 ‘강남 3구’와 양천구, 노원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외고 존치 등 정부가 추진하는 고교체계 다양화 정책이 이른바 ‘학군지’와 ‘비학군지’의 교육격차를 더 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특목고·자사고 진학생이 가장 많은 구는 국내 최대 학원가인 대치동이 있는 강남구로 998명에 달했다. 다음으로 서초구(884명), 송파구(799명), 양천구(546명), 노원구(444명)가 뒤를 이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목동 학군이 있는 양천구, 중계 학군이 위치한 노원구 등 5개 구에서만 3671명이 과학고와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진학했다. 지난해 서울 시내 중학교 졸업생 중 특목고·자사고 진학생 7895명의 46.5%다. 대치·목동·중계는 이른바 ‘서울 3대 학군’으로 불린다.

서울에서 자치구별 중학교 졸업생 대비 특목고·자사고 진학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24.1%), 강남구(19.8%), 성동구(18.0%) 순이었다. 과학고 진학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구는 양천구(41명), 강남구(36명), 노원구(35명) 등이었고 외고·국제고 진학생은 노원구(172명), 강남구(118명), 송파구(110명)에 많았다. 자사고는 강남구(844명)가 1위였고 서초구(796명), 송파구(657명) 등이 뒤를 이었다.

여전히 학군 간 격차가 공고한 상황에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고교 다양화 정책은 사교육 접근성이 좋은 학생들에게만 유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하고 다양한 고교 유형을 더 마련하겠다고 했다. 사교육을 부채질하고 일반고 황폐화를 낳는다는 이유로 2025학년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폐지하기로 한 지난 정부의 결정을 뒤집었다. 지난해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 자사고 지망 중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61만4000원으로 일반고 지망 중학생(36만1000원)의 1.7배에 달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다양한 고교 유형이 생기면 입학과 내신 경쟁을 위한 사교육·선행학습을 유발할 수 있다”며 “현재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 입시도 수도권 출신이 싹쓸이하는데 (새로 만들어질) 지역 자율학교에도 수도권 학생만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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