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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기분 좋게 기절시킨다”며 초크…감방서 폭행 일삼은 30대, 징역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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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수용실 쓰는 재소자들 폭행·가혹행위

“맞을까 봐 두려워 가해자 요구대로 했다”

“구치소에서 보호해주는 사람 없어 고립”

法 “반성해야 함에도 재소자들에게 범행”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구치소에서 다른 재소자들을 폭행하고 가혹 행위를 일삼은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 재소자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이데일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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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형사14단독 이은주 판사는 상해와 강요 등 혐의를 받는 A(33)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인천구치소에서 같은 수용실을 쓰는 다른 재소자들에게 가혹 행위를 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해 3월 동료 재소자인 B(29)씨와 C(25)씨에게 양손으로 귀를 잡고 엎드린 상태에서 “귀뚤”이라고 소리치고 흉기로 찌르는 듯이 손을 앞으로 뻗으며 “강도”라고 외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와 C씨는 A씨 지시에 따라 바닥에 엎드린 채 성행위를 하는 듯한 자세도 잡아야 했다. 두 사람은 “하기 싫다”고 말했지만 때릴 듯 겁을 주는 A씨가 무서워 2개월 이상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또 이들은 A씨 명령에 따라 서로의 복부를 때리고 A씨가 만든 ‘KCC’라는 운동 클럽에 가입한 뒤 강제로 운동을 해야 했다. B씨는 A씨에게 “운동을 그만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다른 재소자들에게 복부 10대를 맞고 탈퇴하라”는 으름장을 들었다.

그는 2개월간 A씨가 마사지를 하라고 명령하면 20분간 그의 몸을 주무르기도 했다. 또 아침에 화장실을 갈 때 “앞으로 화장실 가면 죽여버린다. 급하면 바지에 싸라”는 폭언도 들었다.

A씨는 B씨와 C씨를 불러 “기분 좋게 기절시켜 주겠다”며 다리로 목을 10차례 조르기도 했다. 두 사람이 “뇌에 피가 안 통할 것 같다”며 거절했지만 A씨의 가혹 행위는 계속됐다.

B씨는 법정에서 “A씨가 무서워 (수치스러운 행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며 “안마도 하기 싫었지만 맞을까 봐 두려워 요구대로 했다”고 말했다. C씨는 “인천구치소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사람이 없어 고립된 상태였다”며 “A씨는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재소자에게 때리게 하는 방법으로 괴롭혔다”고 증언했다.

A씨는 “엎드리게 해서 시킨 행동은 장난이었고 서로 때리게 한 적은 없다. 안마도 B씨가 스스로 했고 기절시킨 적은 있지만 피해자들이 원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사는 “피해자들은 A씨가 범행할 당시 상황 등을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구치소에 수용돼 반성하며 생활해야 하는데도 다른 재소자들을 상대로 범행했다”며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과 피고인이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며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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